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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문제로 편향된 농식품부 국정감사

2009-10-26     원예산업신문

   
올해 농식품부 국정감사에서 단연 화두가 됐던 것은 쌀과잉생산과 관련해 정부가 사전에 미리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쌀 과잉생산으로 쌀가격이 하락한 것이 문제였고, 농식품부 국감에 나선 80% 이상의 국회의원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이 문제를 거론하고 넘어갔다.지난 20~21일 양일간 농식품부 국정감사가 국회 본청에서 열렸다. 지난 3월부터 농협에서 정부에게 쌀값 안정대책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지만, 정부는 그저 방관했고, 그 결과가 지금 같은 사태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 쇄도했다. 장 장관은 기후조건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고 대답했고, 공공수매물량 외에도 농협을 통해 수매한 쌀을 철저하게 시장격리시키겠다는 대책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장 장관은 이틀 동안 이 대답을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한번 헤아려보고 싶은 심정이다. 그 정도로 국회의원 대부분의 감사내용은 쌀문제에 국한됐고, 심할 정도로 질의내용이 중복됐다. 장 장관도 대답을 하는데 있어 꽤 곤욕을 치렀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간간히 4대강 사업, 농기계사업, 농촌복지, 농업보조금, 식품안전성, 농식품 수출산업 관련 정책에 관한 질의가 나오긴 했지만 그 빈도는 ‘가뭄에 콩나듯’이었다. 만약 올해 후반 태풍이라도 불어 기후조건이 나빠 벼들이 쓰러지고 쌀값이 상승했다면, 이번 국감은 어떤 내용들로 채워졌을까. 정말이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올해 기후가 좋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비단 쌀농가 뿐만이 아니다. 포도 같은 경우는 가격이 전반부터 하락추세였고, 사과도 과잉생산돼 가격이 전년보다 30%는 낮게 판매되고 있다. 하물며 추석 때 재미를 봤어야 할 과일농가들은 올해는 그렇지 못해 애를 태웠다.그러나 누구하나 농산물 전반에 대한 수급조절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왜 마련하고 있지 않느냐는 의문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감사에 나선 국회의원들의 국내 농업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력과 지식이 뒷받침될 때 대한민국 농업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국정감사가 이뤄질 것이다. 국정감사 위원들도 농식품부만큼 좀 더 각성하고 감사에 나서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최현주<취재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