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 / 재 / 수 / 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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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8.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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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행사 풍성했나?
가을철이 우리에게 주는 1년의 의미는 다르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몸에 쾌적한 이상적인 온도로 가장 살기 좋은 계절이지만 우리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짧아서 더 아쉽게 느껴져서일까, 예로부터 농촌의 수확기를 마치고 겨울나기에 들기 전 한 해를 감사하고 내년을 기약하는 가을잔치를 벌여 온 것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문화 현상일 것이다. 도시에서의 가을행사는 주로 문화와 예술을 축으로 하는 이벤트와 많은 가수 등을 동원해 콘서트를 펼치는 페스티벌을 기본으로 도시인의 단절된 소통과 소외감을 털어내고 문화적 공감을 얻어내는 데 가치를 두고 먹을거리 문화도 퓨전을 통한 다양성에 무게를 싣는다. 하지만,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지역의 문화축제는 교류방식과 소통, 먹을거리가 다를 수밖에 없다. 소비자이자 생산의 주체이기도 한 농가와 한데 어우러져 있는 지역의 특성상 지금까지 지방의 축제는 문화적인 행사와 더불어 지역 특산물을 홍보하고 같이 나누며 소통의 축제를 가져왔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 한파가 몰아닥친 올가을에도 전국의 각 지역에서는 다양한 축제와 행사가 펼쳐졌다. 물론 서민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축제를 자제하거나 아예 행사를 취소한 곳도 있지만 해마다 여는 행사를 한해 거른다는 건, 그 행사를 주관하는 기관으로서는 결단을 내리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각 지역에서는 해마다 해 오던 많은 행사가 큰 차질 없이 치러진 것처럼 보인다. 세상 어디나 행사가 끝나면 말도 많은 법이다.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예상보다 인파가 넘쳐 준비한 기념품이 순식간에 동나고 먹을거리가 떨어져 성황 속에 빈곤 사태가 벌어졌는가 하면, 지역축제에 지역특산물이 빠졌다고 소란을 벌이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가을 축제가 거의 끝나가는 이 시점에 한 번 생각하고 넘어가야 할 것은 지금의 잔치가 너무 구태의연하고 연례적인 행사치례에 만족하고 있는 건 아닌지, 무엇을 얻고 남겼는지, 예산은 적재적소에 쓰였는지 내년을 위해 다시 한 번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 축제가 이제는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넘어 새롭고 참신한 기획의 행사를 통해 새로운 농촌 살고 싶어지는 농촌으로 거듭나 인구 재확산의 작은 불씨가 되기를 바란다.■한동직<취재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