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 / 재 / 수 / 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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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8.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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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원로 조합장의 소회

   
  ▲ 김산들<취재부 차장>  
 
얼마 전 농업중앙회에서 품목농협발전사 발간을 기념하는 조촐한 잔치가 열렸다. 전국의 전현직 조합장들도 50년 품목농협의 역사를 책으로 엮어냄을 축하하기 위해 중앙회를 찾았다. 인사말과 축사 등 형식적인 절차가 끝나자 전직 조합장들이 돌아가면서 소회를 밝히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 때 어느 전직 조합장이 한 말이 뇌리에 남는다.품목농협의 원로인 그는 “오랜만에 중앙회에 왔는데 주변이 예전과 많이 달라 한참을 헤맸다”고 운을 뗀 뒤 “새로 지은 농협중앙회 건물을 보니 그 위용이 대단해 뿌듯했지만, 한편으로 신음소리가 커져가는 우리 농촌의 현실이 떠올라 씁쓸하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아마 속내는 농민들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중앙회가 거대해지면 조합원들의 살림도 나아져야 하는데, 왜 갈수록 옹색해지기만 하는지를 묻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지금의 농협은 농업과 농산물에 대한 생산자와 소비자의 든든한 애정이 뿌리가 되어 만들어졌다. 하지만 중앙회와 농민들 사이의 간극은 조금씩 커져가고, 영세한 일부 조합원들은 소외감마저 느끼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서글픈 현실이다.이를 바로잡기 위해서일까. 정부는 최근 농협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면서 조합원·일선조합·중앙회가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경제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 어려운 농가를 돕겠다고 했다. 이번 법 개정이 그동안 소원했던 영세조합원과 중앙회의 관계를 복원하는 연결고리가 됐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선 중앙회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음에 조합장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이같은 전직 노(老)조합장의 하소연이 들리지 않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