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시론 / 사과재배, 이젠 과잉생산 대비할 때
원예 시론 / 사과재배, 이젠 과잉생산 대비할 때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8.08.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 사과생산을 보면 과거 10년동안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재배면적은 1992년 5만2,985ha 까지 이르던 것이 2002년 2만6,200ha로 절반수준으로 감소하였고 생산량 또한 1995년 71만6천톤에서 2004년 35만7천톤으로 감소하였다.사과생산량이 감소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소비자들의 높아져 가는 입맛의 기준에 사과의 품질이 따라가지 못한것도 중요한 요인의 하나라고 생각된다.그런데 수년전부터 사과재배면적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2002년을 최저점으로 하여 2005년부터 년간 1,000ha 정도씩 증가하여 2008년 현재 3만12ha(2008년 6월 농업관측자료)에 이르고 있으며 이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생산량도 최근 점차 증가하여 40만톤(2007년 현재)을 상회하고 있다.M.9대목을 이용한 밀식재배라면 1,000ha에서 약 3만톤 정도의 수량을 기대할수 있는데 최근 3년간 증가한 면적분만 계산하여도 9만톤 정도의 증산이 예상된다. 지금의 사과유목(전체면적의 약 35%)이 성목이 되는 3~5년후에는 50만톤은 쉽게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현재의 추세대로 재배면적이 늘어난다면 머지 않아 과잉생산의 문제가 반드시 발생할 것이다.국외적인 환경으로는 DDA, FTA 등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외국산 농산물의 가격이 직접적으로 우리농산물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눈앞에 와 있다.이러한 여러 가지 국내외적인 환경을 볼때 우리나라 사과산업의 전망은 결코 밝다고 볼 수 없다. 예상되는 난국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하여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첫째 고품질 사과생산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 잡자.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크기나 외관도 중요하지만 첫째는 맛이다. 품종 고유의 맛이 날수 있는 재배지역에서 재배하고 알맞게 익었을때 수확할 뿐만아니라, 저장·유통체계를 개선하여 소비자의 손에 들어갈때까지 맛을 유지시키도록 해야 한다.둘째 단위면적당 생산성을 높이자. 과잉생산과 일면 상충되는 면이 있지만 생산자 입장에서는 단위당 생산량을 높이는 것이 경영개선의 핵심요인이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왜성대목(M.9자근 대목 중심)을 이용한 밀식재배 체계가 가장 좋은 방법이며 품질 또한 높일수 있는 재배체계이다. 셋째 안전, 안심 사과를 만들자. 안심하고 껍질째 사과를 먹을수 있다는 것은 품질과 함께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줄수 있는 기본이다. 사과재배에 있어서 무농약재배는 우리나라에서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지만 최소한의 방제와 약제의 안전사용기준을 준수하여 잔류농약 ‘0’의 사과를 만들어야 한다.넷째 틈새 시장을 노리자.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사과의 대부분은 붉은색 사과이다. 황색, 녹황색, 자주색 등 다양한 과피색으로 도전하여 볼 필요가 있다. ‘삼색 포도’처럼 ‘삼색 사과’도 가능할 것이다. 또한 일부 유통되고 있는 꽃사과 과실 형태의 ‘미니사과(극소과종)’재배도 생각할수 있다. 물론 고품질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다섯째 적극적으로 수출시장을 확보하자. 현재는 국내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보니 사과수출물량은 극히 미미한 형편이다. 그러나 과잉생산시대를 대비해서 사과수출은 꾸준히 지속되어야 한다. 일부 지자체(경북도 데일리 사과수출단지조성 등)에서 금년부터 외국 수출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지만 생산자 단체 중심으로 수출을 더욱 활성화 하지않으면 안된다. 여섯째 신규 사과원 개원은 신중하게 결정하자. 금후 과잉생산시대의 도래와 무역자유화 등으로 사과가격의 하락은 필연적으로 닥쳐 올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사과가격을 기준으로 하여 사과원을 개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앞으로 가격 하락을 염두에 두고 신규개원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무분별한 면적의 증가는 재배농가 개인으로나 국가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우리나라 사과산업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비록 면적과 생산량은 적지만 사과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재배농가, 관련 단체·연구기관이 합심하여 항상 미래를 준비하고 대비하는 노력을 하여야 겠다.■김목종<농진청 사과시험장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