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시론 / 농촌, 농촌다움으로 디자인 하자
원예 시론 / 농촌, 농촌다움으로 디자인 하자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8.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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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누구나 살고 싶고 가고 싶은 곳, 그곳이 명품마을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 한국농촌이 새롭게 탈바꿈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농촌은 지금까지 우리들의 일상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녹지공간이면서, 농민들의 생활공간으로 간주되어 왔다. 이제 농촌은 국토의 생태경관과 국민의 정주권, 그리고 한민족의 식량안보 차원에서 미래 농촌의 밑그림을 다시 그릴 때이다.성공한 도시가 사람을 중심으로 디자인 되었듯이 성공한 명품농촌은 농민과 농경지를 중심으로 그려져야 한다. 농촌 공간계획이라는 공공디자인의 영역에서 볼 때, 농촌이 식량생산능력을 유지하면서 아름답게 가꾸어지기 위해서는 농경지를 어떻게 최적화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농촌은 본질적으로 농업을 기반으로 형성되었고 농업은 땅을 근원으로 활동이 이루어지는 산업이기 때문이다.공간계획은 물론 모든 디자인에는 진정성과 창의성이 있어야 한다. 농촌은 농촌다움(rural amenity)이라는 본연의 주제로 지역사회가 디자인되어야 한다. 어메니티(amenity)란 쾌적함, 유쾌함, 미관 등 공간적인 속성을 의미하는 말인데 농촌다움이란, 농촌 특유의 자연환경과 전원풍경, 전통문화 등 사람들에게 만족감과 쾌적성을 주는 다차원적 가치를 지닌 농촌환경의 속성이나 심미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90년대부터 유럽국가에서는 농촌다움을 새로운 농촌개발 패러다임으로 적극 이용하는 추세이다.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농촌공간계획 사업에는 진정한 농업이 보이지 않는다. 농촌의 진정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농촌계획 관련사업의 내용을 자세히 보면 대부분 지엽적인 먹거리, 전통문화시설 등을 관광요소로 산발적 이벤트성 위주의 행사를 농촌모델로 제시하고 있고 과학적으로 검증이 어려운 단편적인 농업기술을 친환경농업의 실례로 적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풍토와 전통, 환경과 자원을 원동력으로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농경지가 조화를 이루면서 우리농촌 고유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한국형 농촌사회 건설이 필요한 실정이다.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소에서는 농촌다움을 근간으로 미래의 강원도 농촌이 나아갈 복지농산촌 모형을 디자인하여 농촌공간계획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지역의 독자성을 나타낼 수 있는 지역 맞춤형과 농생태계 안정형 농촌사회가 구현되도록 계획되었다. 공간계획은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토착식생, 환경 및 어메니티 등 각종 자원을 분석, 지역특성에 적합한 농업·농외소득 및 문화시설 지구를 적정배치하여 농촌주민의 소득향상은 물론 도시민의 쾌적한 정주가 가능한 복지농촌이 되도록 계획되어 있다.과학적인 보전농법의 도입으로 토사유출량이 현저히 줄어들고 비료·농약은 70∼80% 감축되어 한강 상류수계의 맑은 물 보존과 함께 시골의 청정한 자연환경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녹색경관 기능이 극대화되어 아름다운 농촌으로 탈바꿈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제시하고 있는 미래형 복지농산촌에는 현재의 고랭지농업 구조에 비하여 맞춤형 첨단농업기술과 직불제 등과 같은 지원정책 그리고 농촌체험관광 등 각종소득이 부가되어 농가소득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 경영분석모델로 농업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기존의 고랭지채소 재배농가에 비하여 획기적으로 소득이 증가하였고 경관성 향상과 함께 환경성 역시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미래형 어메니티농촌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농업·농촌정책의 방향성이 중요하다. 단기적이고 단편적인 소득위주의 농업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명품을 만들면 사람이 온다는 확신으로 고품위 정책을 구상하고 농촌을 디자인하여야 강원도 농촌이 으뜸이 될 수 있을 것이다.■안재훈<농진청 환경보전과 농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