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시론 / 유기농업과 농산물 안전성
원예 시론 / 유기농업과 농산물 안전성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8.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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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식탁에서 농산물의 안전성과 유기농업이 화두가 되고 있다. 소비자는 농산물을 선택할 때 구입가격이 저렴한 농산물과 안전성이 확보된 비교적 고가의 농산물 사이에 혼동이 발생하고 있다. 작물이 적합한 환경에서 재배되어 유전적 특성과 다양한 기능을 가진 안전한 농산물이 공급된다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우리는 농업활동에 투입되는 재료가 과학적인 평가에서 안전성이 확인되었다면 이들을 사용하여 생산된 농산물도 안전하다고 생각하였다. 식량이 충분하게 공급되지 않아 안전성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못했던 과거에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이상적인 접근이었다. 그러나 소득향상과 경제적 성장으로 소비자 의식이 높아져 농산물에 대한 가치기준이 변화를 가져와 과거의 잣대에서 벗어난 농산물의 안전성에 관심과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면 농산물 및 식품의 안전성을 어떻게 확보하여 소비자의 우려를 해소시킬 수 있는가?소비자가 원하는 안전농산물의 생산과 공급은 유기농업을 통해서 많은 부분이 가능하다. 유기농업은 자연 순환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생산에 관련된 외부재료의 투입을 최소화하거나 화학물질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농업이 적절한 생산성을 유지하지 못하면 경제적 가치가 떨어져 그 명맥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만 유기농업의 지속적 가치와 자정능력과 같은 것은 경제적 가치로만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쉽게 논의의 대상에서 멀어지기도 한다.얼마 전 서해 바다에서 발생한 유조선의 기름 유출사건은 국민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그 당시에 서해안 바다는 백만의 자원봉사자가 눈에 보이는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세계적인 감동을 유도하였다. 하지만 기름오염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감춰진 해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생물들에 의하여 유발되는 새로운 순환과 생명의 부활에 더 큰 경외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생물의 다양한 특성을 정형화된 틀에 맞추어 지표를 산출하고 때로는 그에 지나치게 의존하려는 어리석음을 흔히 범하고 있다. 단순지표는 그 속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생명현상을 고려하기 어렵다. 따라서 생산성을 강조하는 농업이 농산물의 안전성과 인간의 생활환경에 얼마나 균형을 발휘하고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아야 할 일이다.그동안 농업현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은 생명활동이 농업이 유지되는 한 지속된다고 믿고 있으나 하나의 생명체가 변화된 환경에서 벌이는 사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유기농업은 농산물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예를 들면 생물체가 다양한 구성요소들이 각각 독특한 기관을 형성하고 그들 간에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생명현상을 이루는 것처럼 자연 순환이 유기농업의 모태가 되므로 가능하다. 유기농업은 농업환경을 구성하는 자연 요소들이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게 하고 그 속에서 안전농산물을 생산하게 된다. 따라서 작물이 유전적 특성을 완전하게 발휘하여 외부 투입재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게 되므로 2차적인 오염물질에 의한 안전성이 확보됨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는 생산성에 기인한 가치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최근에 정부에서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고 식품가공 산업과 유통 혁신을 통하여 2차 산업으로 발전시키려는 시도가 있다. 그러나 2차 산업은 우리농산물이 그 원료로 사용될 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며 그 재료가 안전한 유기농산물인 경우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우리농산물의 안전성을 외면하고 시급한 수요를 해결한다고 2차 산업으로 경제적 가치만 생각한다면 현재 우리가 직면하는 애그플레이션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고 지속적인 해결방법을 찾지 못하게 될 것이다.우리는 유기농업의 연구역사가 일천하지만 그동안 농업인과 정부가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으로 농업분야의 새로운 틀을 만들어가고 있어 기대가 큰 것 또한 사실이다. 따라서 안전한 농산물 생산과 유기농업이 가공 산업에 온전하게 녹아들어 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고현관<농업과학기술원 친환경농업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