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시론 / 곡물자급도 향상이 최대 과제
원예 시론 / 곡물자급도 향상이 최대 과제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8.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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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의 장바구니가 요즘 처럼 가벼운 적이 또 있었을까? 예전엔 특정 채소류의 가격 폭등으로 ‘금추’니 ‘금치’니 하였으나 얼마 전부터 농산물에서 가공식품까지 어느 것 하나 쉬이 손이 가질 않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요즈음 ‘글로벌 보릿고개’, ‘애그플레이션’(농업+인플레이션: 농산물로 인하여 물가가 오르는 현상), ‘그레인 쇼크’ 등 농업과 관련한 신조어가 갑작스럽게 생겨나고 있는 실정으로 농업정책의 어려움을 잘 대변해 주고 있는 실정이다.왜 이런 현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났을까? 곧 진정되고 해결이 되기는 할 것인가?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낙관적인 답변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세계 곡물의 가격이 폭등하였을까? 세계 곡물에 대한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살펴보면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신흥 성장국의 경제발전과 소득증대는 식량 소비와 특히 육류 소비 증대로 사료용 곡물의 급격한 수요를 수반하였고, 또한 오일가격 상승 및 화석연료 고갈에 따른 대체연료로 주목받는 바이오연료 생산에 사료용 옥수수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의 월평균 가격동향을 보면 지난 2007년 한 해 동안 콩은 평균 96%, 밀은 80%,그리고 옥수수는 25%로 대표적인 곡물들의 가격이 많이 올라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이들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가격이 그대로 반영되어 소비자 물가를 가파르게 끌어올리는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세계 곡물시장의 가격변동에 직접 노출된 우리나라는 향후 곡물관련 제품의 가격 안정을 예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지구온난화 등으로 최근 세계적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고, 이러한 기상이변은 곡물 생산량을 급격하게 감소시켰다.유럽도 가뭄, 홍수, 냉해로 인한 기상재해로 곡물생산이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이러한 ‘그레인 쇼크’에 러시아는 작년부터 보리, 밀 등에 30%가 넘는 수출관세를 부과하여 수출을 규제하기 시작하였고, 중국도 올해부터 쌀, 옥수수, 밀가루 등에 수출관세를 부과하고, 그밖에 남미국가들도 옥수수, 쌀, 소고기 등 자국 농산물을 제한적으로 수출하도록 조치함으로써 곡물을 무기로 하는 자원민족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주요 선진국의 식량 자급률은 어떨까? 주요 선진국의 식량자급률은 미국(134%), 영국(112%), 캐나다(165%), 프랑스(191%), 독일(126%), 스웨덴(120%) 등과 같이 모든 OECD 선진국들은 100%를 훨씬 상회하는 식량자급률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8%(쌀 98.9, 보리 46.5, 콩 13.6, 밀 0.2%) 수준으로 이중 쌀을 제외할 경우에는 5%로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웃 일본의 식량자급률은 40% 내외이지만, 일본은 식량안보를 위해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법제화하여 2015년까지 45%로 향상시키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이렇듯 OECD 선진국들 모두가 식량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국가기관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은 세계정세에 따른 식량 무기화에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살아야만 하는가? 충무공 이순신의 “약무호남(若無湖南) 시무국가(是無國家)” 말씀 속에서 이들 우려를 조금이라도 해소 시킬 방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호남의 경작지는 전국의 약 44%이고 그중 52% 이상이 논으로 벼뿐만 아니라 보리, 콩, 밀 재배가 가능하여 과거부터 우리 국민의 절반의 식량을 책임지고 있는 곡물 생산의 중요한 지역이다. 하지만, 최근 호남 일부지역에서 병에 약한 품종이 재배되어 심각한 수량 감소를 가져왔으므로 이런 지역은 최근 육성한 저항성품종을 심어야 하며, 수량성이 낮은 저위생산지에서 평균수량을 유지하여 주는 재배기술이 투입된다면 쌀의 자급률은 적정수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잉여 쌀은 밀가루 관련식품을 대체할 수 있고, 일부는 사료용으로 이용하면 축산농가의 사료값도 경감될 것이다. 겨울철 논을 활용한 조사료 전용 청보리 품종은 조사료 생산대책으로 이미 정부에서도 2012년까지 청보리를 10만 ha까지 확대재배 할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여름과 겨울이 뚜렷한 우리의 환경에서 겨울철 조사료 생산은 국민에게는 연중 푸른 들을 제공하여 공익적 기능을 담당할 수 있으며, 축산농가에게는 양질의 조사료를 공급함으로써 사료값 절감과 안전 고급육 생산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곡물 중 가장 자급도가 낮은 밀은 쌀농사와 경합이 되지 않는 한 숙기를 최대한 빨리 하여 벼농사와 연계된 작부체계를 재설정하고 숙기가 빠른 밀품종 육성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재 콩 재배 면적을 150천ha 이상으로 확대하여 식용콩 자급률을 약 30%에서 50%로 향상시켜 농가 소득 증대와 국민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한다면 곡물을 수입하는 외화의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세계 곡물 가격의 상승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