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가격 급등 시설원예 비상
유류가격 급등 시설원예 비상
  • 조형익
  • 승인 2021.10.2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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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년 만에 큰 추위 겹쳐, 농가 걱정거리 높아가
농식품부, “물가오른 영향 … 지원방안 마땅치 않아”
시설원예 농가에서 난방기를 가동하고 있는 모습
시설원예 농가에서 난방기를 가동하고 있는 모습

10월 기온이 64년 만에 가장 많이 내려간 가운데 유류값이 덩달아 오르면서 난방에 의존하는 시설원예 농가들은 비상이 걸리고 있다. 이번 추위는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등 한파주의보가 내려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맑고 건조하며 일교차가 큰 날과 추운 날이 많겠다고 전망했다. 지난 10일 평균기온이 22.1℃를 기록해 반팔차림으로 활동할 만큼 편한 날씨였으나 지난 주말인 17일에는 6.4℃로 10.1℃가 뚝 떨어진 날씨가 지속됐다. 지난주 내내 평년기온이 3.5℃에서 7.1℃ 사이를 오갈 정도로 기온이 급강하한 날씨를 기록했다.

이러한 기온하락으로 농산물 소비위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설원예 농가들은 유류값마저 초강세를 보이고 있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22일 현재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오피넷)’ 면세유(등유) 가격정보에 따르면 평균가격이 경기지역 891원, 강원 854원, 충남 866원, 충북 889원, 전북 853원, 전남 844원, 경북 861원, 경남 862원, 제주 879원을 기록하고 있다. 유류가격 상승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농가의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고 있다.

또한 난방기를 사용하는 계절이 되면서 농가들은 걱정거리가 커지고 있다. 남부지방의 경우 10월말부터 4월초까지 난방기를 사용해 농작물을 재배한다. 애호박(인큐베이터)을 재배하는 농가는 “시설원예 1,500평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름온풍기를 연간 170일에서 180일 정도 사용하고 면세유를 연간 15,000리터를 사용 한다”며 “등유를 사용하면서 열효율이 20% 떨어진 것도 문제지만 열효율을 높이기 위해 부생연료를 사용하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애호박 시세가 좋으면 생산비 등을 빼고서도 난방기 가동이 낫지만 올해 시세가 예년 같지 않아 걱정”이라며 “농협이 경영수지를 맞추기 위해 면세유에도 가격을 반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기온풍기 등 유지비가 적게 드는 제품으로 교체해 사용하고 싶지만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은미 한국화훼농협 이사는 “대부분의 농가들이 효율이 떨어지는 등유보다 비싸지만 효율적인 전기시설을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며 “등유 가격 폭등으로 면세유와 일반 주유소의 가격이 별반 차이가 없어 규모가 작은 영세농은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원예경영과 관계자는 “비축이 아닌 물가가 오른 것이라 아직 마땅한 지원책은 없으나, 농민이 시설원예 지원사업 신청시 포기하면 지원이 3년간 제한되는 등의 제재조치가 있는데 특수 경우인 올해에 한해서 지원제한을 유예 중”이라며 “보조율을 못 높이는 상황이므로 재정상황에 맞게 농민이 직접 사업규모나 계획을 축소, 변경하면 보조재원이 효율적으로 사용되도록 최대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중앙회는 연간 면세유 4억1944톤 가량을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유류가격 인상에 대비해 1만ℓ 비축물량을 확보하면서 면세유를 10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50원 할인판매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지난 22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최근 급등하고 있는 국제 에너지가격에 대응해 유류세 인하를 한다고 밝혀 시설원예농업인의 걱정거리가 해소될 지 주목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