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김용환(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산학협력교수)
특별기고 / 김용환(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산학협력교수)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1.10.1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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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 탄소중립을 위한 농업의 과제와 기회
논농사 등서 온실가스 발생 … 유기물·미생물 증진 강구
기후변화 대응 농업 탄소배출권 개발 적극 고려해야

4차 산업 혁명이란 물질적(physical), 생물적(biological) 그리고 디지털(digital) 영역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기술혁명이라고 정의된다. 

농산업은 상대적으로 디지털화가 가장 늦은 산업이지만 그만큼 기회도 높은 분야다.
농산물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생산에 필요한 노동력, 수자원, 경지면적과 같은 생산 자원들은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2050년에 97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인구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2009년 기준 20억 톤의 곡물생산량이 30억 톤으로 증산돼야 한다. 
전 세계 담수의 70%를 사용하고 있는 농업분야는 2030년에는 약 40%가 부족한 문제에 봉착할 것이다. 

전 세계 유지면적의 11%를 차지하는 농경지도 1/4에 해당하는 면적이 점점 황폐화되고 있으며 시급한 복원이 이뤄져야만 지속적인 생산자원으로서의 역할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농업은 산림훼손 원인의 80%를 차지한다.

한편 온실가스 증가에서 유발되는 기후위기는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고 있고, 윤리적이며 4R(Right Product, Right Time, Right Place, Right Amount)과 같이 지속가능한 농업방식을
요구하는 사회적 압력은 지속적으로 점증하고 있다.
최근 IPCC의 6차보고서는 산업화이전에 비해 1.5℃ 상승하는 시나리오가 10년 이상 당겨져서 어떤 경우에도 2040년 이전에 도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5℃ 상승수준으로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현재 지구의 Carbon budget(잔여탄소 배출총량)인 500Gt CO2eq 이내로 추가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
농업은 지구상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농업과 기타 토양사용에서 오는 온실가스의 발생량은 24% 수준으로 전기와 에너지 생산 분야의 25%와 유사하며, 일반 산업에서 발생하는 21%를 상회하는 수준이다(IPCC 2014). 

배출의 대부분은 축산(반추동물), 논농사, 질소 성분 화학비료 사용 그리고 산림지역의 개발에서 유래한다. 반면에 이산화탄소를 격리를 할 수 있는 식물과 토양은 인위적 활동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20% 정도를 흡수한다(미국립과학원회보 2017). 
뿌리가 서식하는 토양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총량의 2~3배를 격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기준 한국의 총 온실가스 발생량은 7억760만 톤으로 전 세계 온실가스 발생의 1.9%를 차지하는 세계 11위, OECD 국가 중 5위를 차지하는 배출국이다(순위는 2017년 기준). 
이 양은 파리협정의 기준연도인 1990년 대비 2.5배에 해당한다. 

농림업 분야는 21.2백만 톤(농업용 에너지 제외)을 발생시키나 토지이용, 토지이용의 변화 및 임업(LULUCF) 등을 통해 우리나라 총 배출량의 6%인 41.3백만 톤을 흡수하고 있다(환경부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2020.10).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농업은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제한된 자원에서 더 많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connected’와 ‘smart’ 기술로 용약되는 아그테크(Agtech)의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농산업 디지털화의 핵심은 온라인 연결성(connectivity), sensor 기술과 빅테이터로 요약된다.

새로 부상하고 있는 대표적인 아그테크 기술에는 농업생명공학(유전자편집 종자육종), 센서 및 IoT(사물인터넷), 생물소재(생물농약, biostimulant; 환경스트레스 등을 경감시키는 생물활성강화제, 토양복원 및 탄소격리), 스마트팜, 대체육, 사료용 곤충, 로봇과 드론, 자율주행농업용 작업기, 블록체인, 온라인 상거래분야가 있다. 

유전자편집기술을 이용해 질소이용율이 높은 벼 종자육종이나 비료나 작물보호제의 4R적용을 농업의 IoT기술과 접목시키는 것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또한 논농사와 축산에서 주로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우리의 농업은 토양 중 유기물과 미생물을 증진시켜 탄소를 격리하는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20년 기준으로 온실효과가 CO₂ 대비 86배(100년 기준으로는 25배)에 달하는 메탄가스를 줄이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보일 수 있는 분야다. 

이를 논농사의 이모작이나 경관 보전 등과 함께 공익직불제에 포함해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농가의 인식을 높이는 한편 농업분야의 탄소배출권개발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2050년 국가탄소중립의 목표는 하루아침에 달성할 수 없다.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농산물을 생산’ 할 수 있도록 4차 산업혁명과 접목된 농업기술을 필요로 한다. 

농업분야의 4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Not Invented Here Syndrome’(조직 내부의 역량만 받아들이는 배타적 태도 현상)을 극복하고 농생명 분야의 domain knowledge(특정한 영역의 지식)과 STEM1) 분야의 플래트폼 기술과 융복합된 접근이 필요하다.

농업분야에서 성공적인 온실가스배출 낮춤은 농업의 주체인 농업인의 이해와 행동 그리고 보상시스템이 밑받침이 돼야 하며, 목표는 먹거리를 책임지는 측면에서 농산물 단위생산량당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을 줄이고 어떻게 자연적인 carbon sink를 잘 관리하느냐에 둬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