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서 신선채소 먹어요”
“남극서 신선채소 먹어요”
  • 권성환
  • 승인 2021.09.0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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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과학기지에 보낸 실내농장서 신선 채소 본격 수확
실내농장 내부
실내농장 내부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과 극지연구소(소장 강성호)는 지난 2010년에 이어 두 번째 남극세종과학기지에 보낸 실내농장이 본격 가동돼 현지 대원들에게 신선한 채소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말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에 실어 보냈던 실내농장은 올해 1월 중순 현지에 도착했으며, 2~4월 설치 및 시운전을 마치고, 5월 7일 첫 파종을 시작했다.

이후 농작물이 잘 자라 상추 등 잎채소는 6월부터 매주 1~2kg 수확을 하고 있다. 이번에 처음 재배를 시도해 염려가 많았던 열매채소도 오이·애호박·고추는 7월 중순부터, 토마토와 수박은 8월 중순에 성공적으로 수확하고 있다.

현재 17명의 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원들은 실내농장에서 기른 신선 채소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먹고 있으며, 특히 쌈은 물론 찌개나 국, 무침, 주스 등에 넣어 다양하게 해 먹고 있다.

10년 전 보낸 실내농장이 상추 등 잎채소만 재배할 수 있었다면, 이번에 보낸 실내농장은 잎채소와 오이·애호박·고추·토마토·수박 같은 열매채소까지 동시에 재배할 수 있도록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이 실내농장은 발광다이오드(LED)를 인공광으로 이용해 에너지 소모를 최대한 줄이면서, 빛의 주기와 세기를 농작물의 종류와 생육단계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또 농촌진흥청에 설치된 시스템을 통해 실내농장 내부의 재배 환경과 생육 상황을 영상으로 원격 모니터링할 수 있어 남극 대원들이 농작물 재배에 어려움이 없도록 수시로 컨설팅하고 있다. 

규모는 40피트(12×2.4m) 크기의 컨테이너 2개로 구성돼 있으며, 각각 재배실과 휴게실로 운영 중이다. 예전에 보낸 실내농장보다 재배공간이 훨씬 넓어졌다.  

현재 남극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29개 나라의 83개 기지가 운영 중이며, 일부 기지들은 신선 채소 공급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잎채소와 열매채소를 동시에 재배할 수 있는 실내농장을 구축한 연구기지는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 남극세종과학기지가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