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폭염 속 한국 인삼 재배 방향에 대해
세계적 폭염 속 한국 인삼 재배 방향에 대해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1.07.30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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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더위 인삼 고온장해 발생 증가
해가림시설 관리·우량품종 재배 등 필요

전 세계적으로 기후 온난화가 실제적으로 체감되고 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지구 기후변화가 되돌릴 수 없는 수준의 파국으로 치닫기까지 남은 온도 상승분이 섭씨 0.3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WMO는 지난 4월 작년 세계 기후 상황분석 보고서를 발표해, 관측 이래 지구의 평균온도가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2016년과 2019년, 지난해가 지구가 맞은 가장 더운 시기로 기록되었으며, 유럽에서는 가장 더운 해 10년 중 8년이 지난 10년이었다.

올해도 전 세계적인 폭염이 시작되고 있다. 북미는 열돔 현상으로 비교적 선선한 캐나다에서도 50℃에 가까운 폭염이 지속되고 있으며, 미국은 127년 만에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가장 긴 무더위의 신기원을 열었던 2018년에 버금갈 기록적인 무더위가 예상된다고 한다. 최근의 무더위는 더욱 심해지고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품질 인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인삼은 생육기간 중 비교적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식물로 기상환경 요인 중 생육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기온이다. 인삼 잎이 난 후의 최적온도는 21∼25℃로 이 범위의 온도 조건에서 광합성량이 가장 많고 그 이상은 온도가 상승할수록 광합성량이 감소한다. 또한 30℃ 이상의 고온에서는 온도가 올라갈수록 호흡이 증가하여 동화산물 생산이 감소되며, 30℃ 이상 고온이 7일 이상 지속되면 고온장해와 함께 잎이 조기에 떨어진다.

인삼의 고온장해는 여름철 고온기에 바람이 불지 않고 불볕더위가 며칠씩 계속 이어질 때 포장 내 수분 고갈로 잎이 마르고 처지며 타들어가는 증상을 말한다. 현재 인삼은 경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재배되고 있는데, 특히 온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남쪽지역의 고온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고온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는 해가림시설 등 재배환경 관리, 우량 품종을 심는 것, 재배 예정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 등이 동원된다. 해가림을 설치할 때는 표준규격을 준수하여 해가림 내 온도상승을 억제해주는 것이 좋다. 해가림 방향을 준수하고, 적정 고랑폭(90cm)을 유지하며, 표준간격(15∼20칸 : 27∼36m)마다 중간 통로를 설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또한 고온이 오기 전 되도록 빨리 흑색 2중직 차광망을 추가 설치하며, 봄철에 설치한 울타리는 6∼8월 고온기에는 통풍을 위해 올려주어야 한다. 고온에 강한 우량 품종은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현재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신품종 중에는 ‘진원’과 ‘천량’이 고온과 염류에 비교적 강한 품종으로 이들 품종을 이용함으로써, 고품질·안정생산이 가능하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신품종 종자의 대량생산과 조기보급이 필요한 실정이다. 신품종 육성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고온에 더욱 강한 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간접적인 방법으로 재배 예정지 토양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인삼을 초기부터 튼튼히 키울 수 있다면, 고온피해를 조기에 예방, 경감할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모든 국민의 염려가 크다. 이와 동시에, 경기가 위축되고, 각종 축제까지 취소되면서 인삼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인삼은 가격이 떨어지고 생산자의 수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면역력 개선 효과가 있는 인삼은 면역력을 높여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같은 내용을 널리 홍보하는 등 인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소비 촉진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인삼 고품질·안정생산을 위한 연구․개발과 함께 소비 촉진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김동휘<농진청 원예원 인삼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