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시대 그린인프라의 역할
기후변화 시대 그린인프라의 역할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1.07.2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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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경제 살리고 탄소배출 억제하는 저탄소 녹색도시
그린인프라 조성 및 관리기술 개발 추진

도시는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인간의 활동이 주로 이뤄지는 공간이다. 세계 인구의 50%, 우리나라는 90%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다.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전 세계 온실가스의 70% 이상을 배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므로 역설적으로 도시는 기후변화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될 수 있다. 특히 기후변화의 핵심 이슈인 탄소 저감을 위해서는 국토, 도시계획 측면의 접근이 필요하다. 탄소중립도시는 온실가스의 방출을 줄이면서 방출된 온실가스를 최대한 흡수, 제거하여 대기 중의 탄소농도를 제로(zero)화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도시이다. 저탄소 녹색도시는 녹색에너지를 통해 환경과 경제를 살리고 탄소배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도시이다.

우리나라는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하여 2020년 12월 탄소중립추진전략을 발표하였으며 지속가능한 녹색사회 실현을 위한 장기저탄소발전전략을 제시하였다. 탄소중립 5대 기본 방향 중 하나는 자연생태의 탄소 흡수기능 강화로, 생활권 녹지를 조성하고 유휴녹지에 대한 식재를 통해 탄소 흡수원을 확대하는 것이다. 고밀도로 개발된 도시에서 토지 수급의 어려움으로 면적 녹지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지만 공공공간에 조성되는 녹지는 그린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도시에서 그린인프라는 오염 정화, 탄소 저감, 재해저 감, 자연과 공생, 건강증진, 커뮤니티 활성화, 아름다운 경관 연출 등 다양한 기능이 알려져 있다.

그린인프라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식물 재료이다. 식물재료는 종별로 다양한 구조적, 형태적, 물리적 특성이 다르며 기능 또한 다르다. 예를 들어 대기 중 미세먼지 저감에 있어서는 침엽수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온도 조절에 있어서는 침엽수보다는 활엽수가 더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그린인프라를 조성하는 목적과 요구되는 기능에 따라 적합한 수종과 식재 구조를 선정해야 한다. 또한 식물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각 종마다 적합한 생육환경이 요구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려 또한 중요하다.

농촌진흥청 도시농업과에서는 정원과 아파트, 가로녹지 등의 그린인프라 조성을 위한 식물 활용, 관리기술 개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가로녹지 식재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다. 4차선과 8차선 도로에서 가로녹지 식재 구조에 따른 미세먼지 분포를 전산유체역학으로 분석한 결과 단층 구조보다는 다층구조나 수벽의 울타리 구조를 적용할 때 차도에 비하여 보도에서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19.8~33.3% 낮았다. 가로녹지 구조 측면에서 교목만 심는 단층구조보다는 교목과 관목, 초화류 등을 함께 다층구조로 식재할 때 보행자에게 미치는 미세먼지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수종 측면에서는 잎이 얇고 선형인 침엽수와 지엽이 밀생한 종이 미세먼지 저감 효율이 높았다. 앞으로는 도로 교통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미세먼지 전구 물질 저감을 위한 식재 디자인 개발, 이상 기상현상과 도시 공해 등으로 저하된 그린 인프라의 회복력 증진 기술,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식재디자인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그린인프라 조성과 관리기술은 미세먼지 저감을 비롯한 탄소저감 등 기후변화의 원인을 제거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그린인프라의 기능에 적합한 식물 선정과 활용이 건강한 도시를 만들고 나아가 지구적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나라<농진청 원예원 도시농업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