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에 가까이 온 아열대작물
우리 곁에 가까이 온 아열대작물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1.07.1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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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따른 아열대작물 관심 증가
재배면적 확대 위한 관심 제고 필요

지난 6월 25일 제주에서는 파리기후변화 협약을 이끈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같은 거물들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제16회 제주포럼이 열렸다. 포럼은 “팬데믹 시대,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공동협력과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지구의 위기에 대한 인식을 함께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한 세계동맹에 적극 노력하겠다’는 약속이 이뤄졌다.

농업분야에서도 기후변화에 따른 아열대기후대 확대로 농작물의 재배지가 북상하며 현재 재배되는 많은 농작물들이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위기와 기회는 항상 함께 오는 법이다. 평균온도 상승은 새로운 아열대작물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최근 웰빙과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다문화가정 증가, 그리고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아열대작물에 대한 관심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관심은 소비로 이어져 대도시나 지방 할 것 없이 전국적으로 베트남식당, 태국식당 같은 음식점들이 늘고 있다. 서울 종로나 대학가에서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면서도 그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식문화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이라도 하듯 기존 농작물을 바꾸거나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농가들의 문의가 늘어나면서 지자체마다 아열대작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아열대과수와 아열대채소를 합한 면적은 2008년 44.2ha에서 2014년 58ha, 그리고 2020년에는 406.6ha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고추나 수박과 아열대채소는 어떻게 다른가요? 고추도 열대작물이라고 하던데……” 같은 질문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 아열대과수와 아열대채소라고 하면 어떤 기준을 가지고 얘기해야 될까? 아열대 기후대에서 재배 되는 과수와 채소를 얘기하는 것은 분명할 것이다.

미국의 지리학자 글렌 트레와다(Glenn T. Trewartha)는 아열대 기후대를 연중 가장 추운 달 평균기온이 영하 3℃~영상 18℃이고, 월 평균기온이 10℃가 넘는 달이 8개월 이상인 지역으로 정의하였다. 이 기준에 따르면 열대와 온대 기후대의 중간에 위치하는 위도 20~35도 사이에 있는 나라들이 대부분 해당될 것이다.
망고 같은 아열대과수는 사과나 감귤처럼 20~30년 동안 한자리에서 재배가 되기 때문에 겨울철에 가온을 해야 재배가 가능하다.

그러나 여주나 오크라 같은 아열대채소는 입장이 다르다. 국내에서도 날씨가 따뜻해지는 4~5월에 심어 9~10월까지 수확하면 된다. 물론 겨울철에 하우스에서 가온을 해서 재배할 수도 있다.
그럼 고추, 수박, 참외, 오이 같은 여름작물들과는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고추나 수박 또한 원래 열대·아열대채소로 들여와 재배되고 있는 작물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기존의 고온성 작물들과 구분하기 위하여 2017년에 도 농업기술원 및 대학의 관련 연구자들과 협의한 끝에 아열대채소에 대한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열대·아열대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채소류 가운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재배가 이루어지지 않은 새로운 작물을 아열대채소라고 하자”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옳은 결정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신문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해 이야기 되고 있는 용어에 대한 구분은 필요할 것이며 앞으로 더 합당한 기준이 있다면 또한 거기에 맞게 조정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재배 면적이 늘고 국민 관심이 증가하는 아열대채소가 다양한 분야의 관심과 지원을 바탕으로 소비자 입맛에 맞은 요리로 탄생되어 자주 우리식탁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성철<농진청 원예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