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중심의 건강기능성 텃밭 모델 연구
색 중심의 건강기능성 텃밭 모델 연구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1.06.24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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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색 결정하는 파이토케미컬 … 노화방지·면역기능 강화
마늘·양파 등 채소 혈액순환 도움 … 암발병 50~70% 감소 효과

채소가 몸에 좋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채소에도 색별로 ‘성격’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채소의 색소 성분은 영양소와 흡사한 역할을 하며, 동일한 색의 채소는 비슷한 생리활성을 갖는다.

식물 색을 결정하는 식물성 생리활성물질을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이라고 한다. 파이토케이컬은 식물 자신이 벌레와 세균 등을 막아내기 위해 생성하는 물질로, 여러 보고에 따르면 세포의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제이며 면역기능을 강화시켜 인간의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

파이토케미컬은 채소의 색에 집중되어 있고, 화려하며 짙은 색소 성분에 많다. 비타민이나 미네랄처럼 우리 몸의 필수 영양소는 아니지만, 건강 유지에 필요한 성분이라고 인식되고 있어 제7의 영양소로 불리기도 한다. 현재까지 발견된 파이토케미컬은 총 25만 종, 이 중 채소에 있는 주요 파이토케미컬 채소 14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파프리카 등 대표적인 노랑, 주황색 채소에는 파이토케미컬 중 가장 강한 질병 예방제인 카로티노이드가 들어 있다. 이는 세포가 늙고 질병이 퍼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토마토와 같이 붉은색을 띠는 채소에는 항암에 효과가 있는 카로티노이드·라이코펜이 들어 있다. 빨간 고추 속의 캅산틴은 혈액 순환에 도움을 주고 항암 작용을 한다.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 잎들깨, 셀러리, 파슬리 등 초록색 채소에는 루테인 성분이 포함돼 있어 피부와 눈 건강에 특히 좋은 작용을 하며, 면역력을 높여준다. 가지처럼 보라색과 검정색 채소에는 항산화 작용, 강력한 암 억제 효과가 있는 안토시아닌이 들어 있다. 마늘, 양배추, 양파, 콜리플라워 등 흰색 채소를 대표하는 안토잔틴은 세균과 바이러스에 저항력을 길러 면역력을 높여준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마늘과 양파를 즐겨 먹은 사람이 암 발병률이 50~70%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농촌진흥청은 파이토케미컬이 함유된 12가지 채소와 이들 채소와 함께 심으면 좋은 효과가 있는 동반식물로 도심지의 작은 면적에 적용 가능한 ‘색 중심의 건강기능성 텃밭 모델 2종’을 만들었다. 이는 심미적 경관과 함께 건강을 챙기는 친환경 도시텃밭 재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카로티노이드 텃밭 6.6㎡(2평)는 노랑~빨강 채소를 대표하는 방울토마토, 파프리카, 고추와 함께 파슬리, 잎들깨, 시금치를 심고 바질, 로즈마리, 오레가노 등 허브류 3종과 매리골드, 제라늄, 패튜니아, 한련화 등 화훼류 4종을 함께 심도록 구성했다. 이렇게 하면 생육과 병해충 예방에 효과가 좋은 텃밭을 만들 수 있다. 플라보노이드 텃밭(6.6㎡)은 가지,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셀러리, 양배추, 케일 등 흰색과 보라색 채소를 식재하고 바질, 민트, 캐모마일, 라벤더 등 허브류 4종과 매리골드, 백일홍, 팬지 등 화훼류 3종을 함께 심으면 된다. 이 또한, 경관적 아름다움과 함께 오감만족 기능성 건강 텃밭의 장점을 누릴 수 있다.

아무리 효능이 좋더라도 특정 채소만 섭취하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색 중심의 건강기능성 텃밭활동은 신체적 건강을 챙기면서 다양한 영양소가 고루 균형을 갖춘 채소를 섭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아무쪼록 많은 이들이 다양한 텃밭 모델을 활용하여 건강한 삶을 누리기를 기대한다.

■홍인경<농진청 원예원 도시농업과 전문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