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활로 기반 떠오르는 치유농업
농업 활로 기반 떠오르는 치유농업
  • 윤소희
  • 승인 2021.06.1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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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동반 치유프로그램 개발 지속
농진청 인증 ‘농촌체험학습교육장’
3,000평 규모 운영 … 이용고객층 다양
동물교감·숲치유 등 프로그램 발굴 추진
주기적 만족도 조사 실시 재방문율 높아

■치유농업 현장을 가다 - 드림뜰 - 힐링팜

치유농업은 국민의 심리적·신체적 건강회복 및 증진을 위해 농산물 생산에서 나아가 농산물, 텃밭, 화훼류, 동물 등 농업자원과 농촌경관을 다양하게 활용한 활동으로 사회적 또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최근 들어 치유농업법 제정, 농촌진흥청 치유농업추진단 신설 등 국내에서 치유농업 발전을 촉진하는 움직임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두 군데의 치유농장 현장을 찾아 운영 과정과 치유농업의 발전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전라북도 완주군 소양면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드림뜰(대표 송미나)은 농업자원을 활용해 대상자의 지친 마음과 몸을 어루만지고자 ‘드림뜰 힐링팜’이라는 이름의 치유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치유농업 공동체다.

드림뜰 힐링팜은 송미나 대표가 10년 전 농업 체험활동에서부터 시작해 일반농장으로 운영했으나, 2015년에 전체 리뉴얼을 실시하며, 치유농장으로서의 성공적인 전환을 이뤘다.
송 대표는 원예치료재활을 전공, 사회복지학을 부전공하고 대학 졸업 후 2012년에 복지원예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송 대표는 올해 하반기부터 농진청에서 시행하는 치유농업사 자격증 취득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드림뜰 힐링팜은 약 3,000평의 규모로 송 대표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2019년 2월 한국농수산대학 현장실습장으로 지정된 바 있다.
또한 2019년 11월 농촌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육장으로서 농촌진흥청의 인증을 받으며, 높은 발전가능성에 대해 인정을 받고 있다.

드림뜰 힐링팜은 유아부터 노인층까지 전 생애가 이용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지속해서 개선해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유치원생, 초등학생, 자폐아동, 장애인, 정신질환자, 경도치매 노인, 노숙자 등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사람들이 지속해서 찾아오고 있다.

프로그램은 원예치유, 동물매개 및 숲치유, Farm Party, 마음힐링 등으로 구성되어있고, 평일에는 예약제로, 주말에는 예약제 없이 개방제로 운영된다.
우선, 살아있는 식물을 매개로 치유하는 활동인 ‘원예치유’는 1~2시간의 체험시간동안 농장 안에 위치한 텃밭정원이나 온실에서 야생화, 허브 식물, 구근류 등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재배하고 가꾸는 프로그램이다.

이뿐만 아니라, 재배한 식물을 활용해 교육장에서 꽃바구니, 무드등, 디퓨저, 압화책자 등 여러 소품을 직접 만들 수 있다.

‘드림뜰 힐링팜’의 동물농장서 산양과 교감하고 있다.
‘드림뜰 힐링팜’의 동물농장서 산양과 교감하고 있다.

유치원, 학교, 요양병원, 재활센터 등 단체 차원이나 가족 단위로도 방문해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식물 생산부터 소품 가공까지 하나의 원예교육 과정을 체험할 수 있어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크다.
이어 ‘동물매개 및 숲치유’ 프로그램은 농장 안에서 기르고 있는 동물들과 농장을 둘러싸고 있는 숲을 매개로 치유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동물매개 프로그램은 송 대표가 네덜란드의 한 치유농장에서 동물을 매개로 방문객들의 심리 치유를 돕는 사례를 참고해, 기존에 주가 되어왔던 ‘원예치유’에 추가적으로 만든 프로그램이다.
산양, 미니피그, 토끼, 골든 리트리버를 농장 내 작은 동물농장인 ‘동화목장’에서 기르고 있는데, 프로그램 이용자들은 이 동물들과 산책을 하고, 먹이를 주는 등 교감을 하며 안정을 얻는다.
이곳에서 길러지는 동물들은 사람과 심리적·신체적 교감이 잘 형성되어있어 사람을 잘 따르고 온순해 어린이, 청소년 방문객들이 이 프로그램을 가장 선호한다.

동물과의 교감에 집중해 동물의 감정을 직접 파악해보는 훈련을 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는 총 15회기로 5개월 정도 걸리는 장기 프로그램이다.
한편, 농장을 둘러싸고 있는 숲에서 진행되는 치유 프로그램인 ‘숲치유’는 맑은 공기를 내쉬며 숲 산책로를 따라 걷고, 목재로 만들어진 숲 놀이터 등에서 활동하는 것이다.
부부가 함께 가꿔놓은 숲은 푸른 나무로 가득 차 피톤치드를 내뿜으며 방문객들에게 쉼과 명상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Farm Party’는 방문객들이 가족과 연인, 친구와 함께 꽃다발이나 디저트 등을 직접 만들고, 농장 내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이름 그대로 농장 파티를 열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2020년부터 시작하기로 한 이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확산 방지를 위해 아직까지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송 대표는 “지난해부터 시작하기로 한 프로그램이나, 코로나19 때문에 운영을 하지 못하는 게 매우 아쉽지만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들면 새로운 마음으로 개시할 것”이라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단체로 여러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므로 방문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마음힐링 프로그램’은 암환자, 우울증을 겪고 있거나 스트레스를 일상 속에서 많이 받아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사람 등을 대상으로 전문가가 심리 상담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송 대표의 언니가 상담 심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어 ‘마음힐링 프로그램’을 통해 신청자들의 심리 치료를 도와주고 있다.
총 8회기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우울감을 겪는 이들이 많아 신청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농장 입구에 깔끔한 인테리어의 ‘치유카페’를 조성해 오픈했다. 가족단위로도 자주 방문해 달콤한 디저트와 커피를 즐기며, 식물을 활용한 소품이나 음식 만들기 등의 체험프로그램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드림뜰 힐링팜에서는 운영하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의 참여자들에 한해 만족도 조사를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조사 결과, ‘여기 오는 것이 기다려진다’, ‘프로그램들을 참여하고 나니 내 안의 활력이 돈다’ 등 긍정적인 후기가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또한, 한 번 방문한 이용객이 3~4년 정도까지도 지속적으로 찾아오는 등 재방문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송 대표는 이러한 만족도 조사의 의견을 토대로 세부적인 프로그램들을 개선하고, 새로 도입하는 등 모든 방문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다.
송 대표는 “농장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심리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고 뿌듯함과 보람을 느낀다”며 “우울증을 겪는 청소년들이 프로그램을 참여하고 즐기면서 우울감을 탈피할 뿐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며 자랑하는 모습을 보고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를 겪고 있는 분들 중에서는 다른 장소에서는 외부적인 시선 때문에 행동에 제약을 받다가, 농장에 오면 자유롭게 행동하게 된다면서 또 오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그럴 때 치유농장 운영의 이유를 찾게 되고, 치유의 힘이 대단한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고 밝혔다.
또 송 대표는 국민들의 치유농업에 대한 관심도를 제고할 수 있도록 ‘치유농업 바우처 서비스 제도’가 구축돼야한다고 언급했다.
다른 산업은 바우처 제도가 잘 형성되어있으나, 치유농업 분야는 아직까지 수립되지 않아 미래 치유농업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치유농업 바우처를 발급받아 바우처 카드 등을 활용해 치유농장에 직접 방문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참여도가 증진되는 효과를 통해 우리나라 치유농업 분야가 더욱 발전될 뿐 아니라, 치유농장 운영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송 대표는 “농촌도 살리고 국민의 농업 참여도도 높이는 치유농업은 쉼 제공의 역할을 하고 있고, 농촌을 유지하고 보존할 수 있는 대안”이라며 “참여하고 있는 농장들이 치유농업 발전 추진에 집중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지원 사업이 보다 체계적으로 구축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농산물 생산 활동이 위주였다면, 이제는 사람 마음을 보살피고 이웃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치유농업이 주목받고 있다”며 “앞으로는 치유농업에 대한 국민의 요구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많은 사람들의 심신 회복을 돕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치유농업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