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시대, 고품질 약용작물 생산 방안
포스트코로나시대, 고품질 약용작물 생산 방안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1.05.2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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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발생 영향 건강기능식품시장 확대돼
약용작물 데이터기반 노지 디지털농업 기술개발 추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유행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지구촌에 언택트 문화의 확산 등 전례 없는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와 더불어 면역강화, 정신건강 등 건강관리가 주요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후 우리 국민 5명 중 4명 정도(78%)가 건강기능식품을 더 많이, 자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건강기능식품 등 관련 시장이 확대되면서 천연 바이오 식의약품의 주원료인 약용식물인 그 가치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약용식물은 국내외적으로 전통생약으로 오랫동안 복용해오고 있어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적은 것이 큰 장점이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있어 기후 변화가 뚜렷하고 지역별 토성이 다양하여 예로부터 우수한 약효를 지닌 토종약초를 활용한 민간요법과 전통의약이 발전되어 왔다. 현재 국내에는 약 600여 종의 생약자원이 한약재로 이용되고 있으며, 약용으로 활용 가능한 자원식물은 약 2,100여 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약용자원 중에서 1ha 이상 재배가 되고 있는 약용작물은 50여 종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에서 재배되는 약용작물 대부분이 채취에 의존하던 방법에서 벗어나 재배기술이 확립된 작물이 부족한 것에 기인한다. 또한 국내 재배 약용작물은 대부분이 시설이 아닌 노지에서 재배되고 있어 고온, 습해 등 이상기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지황, 황기, 도라지 등 많은 약용작물은 연작 피해로 같은 장소에서의 고정 경작이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들은 약용작물의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에 장해요인이 되고 있다. 아무리 좋은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 원료로 개발된다 하더라도 국내 재배기반이 없거나 빈약할 때는 원료의 대부분을 고가로 해외에서 수입해 와야 하는 문제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여건을 극복하고 안정적으로 고품질의 약용작물을 생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에서는 재해 저항성을 가진 우량 품종 개발, 육종효율 증진 및 우량 묘 대량증식 기술 개발, 고온경감 스마트 멀칭 신소재 개발 등을 추진 중이며 약용작물 생산성 강화를 위한 데이터 기반의 노지 디지털농업 기술 개발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국민 면역력을 증강하기 위한 고부가 약용작물 발굴, 기능성 성분이 강화된 표준화된 식‧의약 원료를 생산하기 위한 첨단 디지털 생산연구시설을 신축하고 있다. 고부가 생물자원으로서 약용작물의 가치가 부각됨에 따라 약용성분을 함유한 식물자원의 확보 및 개발에 대한 세계 각국의 경쟁은 치열하다.

농촌진흥청은 산업화가 필요한 소면적 약용작물에 대해 산학연 공동연구로 국내 재배기반을 구축하고 있으며 국립생물자원관, 한국바이오협회, 기업 및 농가와 생물소재 국산화 촉진을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표준화된 고품질 약용작물의 생산과 공급에도 노력을 다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하루에 약 200억 개 이상이 팔리는 아스피린은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살리실산’이라는 물질로 만들었다. 우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동의보감’이라는 독보적인 전통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민족 고유의 우수한 전통지식을 기반으로 약용식물 자원의 산업 소재기반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우리만의 경쟁력을 쌓아가야 할 것이다. 우리의 우수한 약용작물이 천연물에서 나온 아스피린처럼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칠 날을 꿈꾸며 아울러 코로나 블루의 답답한 일상이 하루 속히 종식되기를 소망해 본다.

■안태진<농진청 원예원 약용작물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