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 소비확대 위한 수확후 품질 관리
화훼 소비확대 위한 수확후 품질 관리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1.05.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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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속 경기침체 화훼산업 피해 가중 … 생산액 대폭 감소
편의점 판매 등 소비확대 정책 정상적 품질관리 동반돼야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무수히 많이 꽃을 말하고 보고 만지며 가까이 두고 살고 있다. 꽃은 메마르고 차디찬 겨울을 잘 견뎌낸 우리에게 봄의 전령만이 선물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산물이 아닐까 싶다. 이른 봄 개나리부터 시작해 진달래, 산수유, 매화, 벚꽃 등등 매번 다른 생김새의 꽃은 우리의 정신을 쏙 빼놓고 지나간다. 오죽하면 꽃 보러 가는 나들이를 ‘꽃놀이’라고 부르며 이때를 놓칠세라 포털사이트 연관검색어에는 꽃이 언제 피고 지는지, 어느 장소가 꽃놀이로 최고인지 관련 이야기가 가득하다.

하지만, 이러한 꽃놀이 열풍과 달리 우리나라 1인당 연간 화훼 소비액은 약 1만 원 정도로, 열 명 중 한두 명이 꽃을 구매할까 말까 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세계 여성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한 러시아는 이 날이 연중 최대의 화훼 소비 시즌일 만큼 국민 대다수가 꽃을 구매하는 데 대단히 적극적이다. 꽃놀이에는 열광하면서 꽃 구매에는 냉혹하리만큼 차가운 우리나라 국민들의 심리는 무엇이며, 무엇이 꽃을 구매함에 있어 망설여지게 만들거나 무관심하게 만든 것일까.

현재,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 경기침체는 물론 해외여행 중단, 각종 집단 행사 연기 등 인류의 활동 반경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이는 농업뿐만 아니라 화훼산업에도 큰 악재이다. 특히, 화훼산업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졸업식, 오리엔테이션과 같은 집단 행사가 소규모로 진행되거나 연기되면서 피해 규모가 가중되고 있다. 화훼산업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재배 농가 수는 열 농가 중 두 농가가 문을 닫거나 다른 작물로 전환하기에 이르렀으며, 이에 따라 화훼 생산액도 대폭 감소하여 해를 거듭할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화훼 소비 확대 추진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들로 하여금 일 년 내내 꽃과 친숙한 느낌을 가지게 하고, 다양한 체험활동, 온라인, SNS 쇼핑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꽃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정부 정책 중 편의점 판매 계획은 소비자 관점에서 반길 만한 정책이라고 생각된다. 24시간 언제든지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편의점은 우리의 생활 방식에 큰 변화를 불러온 오프라인 시장이다. 굳이 꽃을 사러 화원에 갈 필요 없이 편의점에서 과자 사듯이 신선한 꽃을 살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다만, 편의점에서 꽃을 판매하는 모습을 상상해보았을 때 문득 이런 의구심이 들었다.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 수준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품질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이며, 구매해 간 꽃에 문제가 생겨 항의가 들어온다면 책임은 누가 어떻게 져야 할 것인가.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수확 후 품질 관리이다.

편의점 판매용 생화는 농가에서 전처리(물올림)를 충분히 해준 후 콜드체인시스템으로 유통해야만 높은 온도로 인한 과도한 증산을 억제하여 수분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 편의점에서도 절화보존제(후처리제)를 희석한 신선한 물에 꽂은 상태로 꽃 전용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판매해야 한다. 또한, 편의점에 직판하는 농가들을 대상으로 수확 후 품질관리 수준에 따라 절화수명을 판정하고 수매 가격을 달리 하는 등 절화수명 품질인증제를 실시하여 수확 후 품질관리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수확 후 품질관리 과정들이 정상적으로 수행된다면 한정된 꽃의 수명과 품질은 분명히 향상될 것이다. 나아가 꽃과 친숙한 문화가 활성화가 된다면 화훼 구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거리감을 조금이나마 좁힐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양해조<농진청 원예원 저장유통과 전문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