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지 않은 이른 개화
반갑지 않은 이른 개화
  • 조형익
  • 승인 2021.04.1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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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벚꽃이 가장 빨리 피었다는 뉴스와 함께 남녘에서도 배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엊그제다.

벚꽃 개화일은 서울 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 왕벚나무 기준 3월 24일로 1922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빨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높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전국 평균 기온이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8.9도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최근 10년(2010~2019년)간 2∼4월의 기상상황에서도 전국 3월 기온은 2010년 대비 평균기온 2.9℃였지만 최고기온 4.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와 복숭아꽃 피는 시기도 남부지역은 평년보다 10일, 중부지역은 평년보다 4∼5일 더 앞당겨질 것으로 나타났다. 사과 역시 꽃 피는 시기가 지난해보다 5일 정도 앞당겨지고 필 것으로 전망했다.

후지 품종 꽃이 활짝 피는 시기는 경남 거창이 4월 10일로 제일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감귤도 예년보다 앞당겨 필 것이란 전망이다. 겨울철 기온 상승속도가 과수원 생태 시계가 흐름을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과수원의 꽃피는 시기가 빨라지면 농가들은 일손 구하기에 여념이 없고 과수화상병을 비롯해 흑성병 및 월동해충의 밀도가 높아져 병해충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진다.

또한 꽃 피어있는 기간이 줄어들면서 열매 달림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품목농협의 한 지도상무는 “봄꽃이 무섭다. 순서도 두서도 없이 피고 있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배꽃이 빨라져 배나무 리듬만 깨진 것이 아니라 농민의 리듬도 깨지고 있다”고 하소연 할 정도다.

이러한 기후변화가 일선영농현장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대책이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과원의 꽃 피는 시기 등 영농현장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빠르게 그리고 꼼꼼히 점검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