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농협 미래를 진단한다
품목농협 미래를 진단한다
  • 이경한, 조형익, 윤소희
  • 승인 2020.12.3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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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농업인이 바라본 품목농협의 미래

■김종기 충주사과발전회 사무국장
이탈리아 멜린다 사과조직처럼
품목별 전문화 농가 생산전념 필요

김종기 충주사과발전회 사무국장이 사과전정을 하고 있다.
김종기 충주사과발전회 사무국장이 사과전정을 하고 있다.

김종기 충주사과발전회 사무국장(35)은 한국교통대학교를 졸업한 후 3년간 직장생활을 하다가 부친(김충훈 충북원예농협 조합원, 충님농원 대표)으로부터 가업을 잇기 위해 사과재배에 뛰어들었다.
올해로 사과농사가 6년차인 김 국장은 부모님과 함께 36,300㎡(11,000평)의 과수원에서 후지품종 70%, 홍로품종 30%를 재배하고 있다. 부친이 재배를 맡고 있다면 김 국장은 모친과 같이 판매를 책임지고 있다.
출하는 주로 충북원협을 통해 서울지역으로 위탁판매를 하고 있으며 직거래 비율도 높여가고 있다.
충주사과발전회는 충주지역 사과농가의 모임으로 등록회원은 1,000여농가에 이르나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농가는 300여명 수준이다. 충주사과발전회는 선진농업을 회원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교육 및 선진지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김 국장은 “충북원예농협은 지도, 판매 면에서 잘하고 있다”면서도 “제가 이탈리아 멜린다 사과조직을 방문했을 때 큰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농협들은 신용사업 및 경제사업을 같이 하고 있지만 멜린다 조직은 순수하게 사과관련 사업만 하면서 판매까지 책임지고 있어 사과농가들은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다”며 “품목농협들도 이와 같이 품목별로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고령화가 심화되고 경영규모는 커질 것으로 예상돼 개별농가가 판매까지 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국장은 사과재배 관련 애로사항으로 인건비 부담 상승 및 인력부족을 들었다.

■김정호 예산 수원농원 대표
협동조합 소속 조합원 지속 감소
“청년농업인 육성 관심 가져야”

김정호 수원농원 대표가 ‘미니사과 예금정’ 품종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정호 수원농원 대표가 ‘미니사과 예금정’ 품종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올해로 사과농사가 7년째인 김정호 수원농원 대표(22)는 아버지가 공직에 근무하면서 중학교 때부터 할아버지(김성환 예산능금농협 조합원)와 함께 거주, 어려서부터 사과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김 대표는 할아버지와 같이 46,200㎡(14,000평)의 재배면적에서 후지와 후브락스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천안연암대학교 원예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미니사과 예금정’ 품종의 특허출원을 실시했으며 이어 품종보호권을 설정하는 절차까지 마쳤다. 지금까지 개발된 미니사과는 조·중생종으로 저장기간이 짧아 유통과정이 길면 푸석푸석한 맛이 있으나 예금정은 만생종으로 저장기간이 길뿐만 아니라 맛도 아삭아삭하고 좋다.
할아버지로부터 가업을 이을 김 대표는 “농가 고령화 및 지역개발로 협동조합 소속 조합원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농협에서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청년농부 육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1년에 청년농업인이 3,000여명 생기고 있으나 이에 비해 의사만 하더라도 1년에 5,000여명이 생긴다”며 “농업인중 60∼80대가 80%, 20∼30대가 7%만 차지하고 있어 농협에서 청년농업인 육성에 더욱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미니사과 예금정의 상품화에 전력을 쏟을 예정이다. 고등학교 때 예금정의 묘목판매를 위해 15,000주를 심기도 한 김 대표는 990㎡(300평)의 면적에서 예금정 과실을 수확하고 있다.

정평 광양원협 조합원이 포도농원을 둘러보고 있다.
정평 광양원협 조합원이 포도농원을 둘러보고 있다.

■정 평 광양원예농협 조합원
‘농부의 꿈’ 어렸을 때부터 꿈꿔 … 스마트팜이 목표
5년 내 독립 꿈꿔.. 농산물 판매 언택트 시대 유튜브 등 SNS 등 활용

광양원예농협(조합장 장진호) 정 평(25세) 조합원은 “‘거름 냄새’로 상징되는 농업농촌의 이미지에서 세련되고 젊은 사람도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젊은 농업인의 꿈을 밝혔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농민으로 살고 있으며 대학도 한국농수산대 채소학과를 졸업 정도로 애정이 많은 젊은 농업인이다.
그는 “할아버지께서 과수원을 운영 하셨는데 복숭아, 배, 자두 등을 심으셨고 그리고 양계와 소 등 축산업을 하는 것을 보고 자라왔다”고 했다.
이어 “농산물은 거짓말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땀과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며 “아버지의 권유가 농업에 전념하게 됐다”고 했다.
그의 농원은 광양에서 2,000m²(606평) 규모의 포도농원을 운영하고 있다. “포도를 재배하는데 씨앗이 없는 세기무핵과 베니바라드,샤인머스켓 품종 등 3종을 재배하고 있다”며 “세기무핵은 처음부터 껍질째 먹는 것이 가능한 신품종”고 했다. 또한 “당초 청년농답게 스마트팜을 지향하고 있지만 초기비용이 부담스러워 임대농으로 시작했다”며 “청년농이 영농자금을 받기 위해선 절차와 준비사항 등이 많이 필요하다”며 “초기 투자비용이 부담스러워 지금은 준비를 거치면서 경험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 후 부모님이 농업 기반을 둔 사람은 수월하지만 순수하게 창업농을 하기에는 준비할 것이 많다”라고 했다.
아울러 “지금은 창업비용과 생활비를 등을 아버지에게 의존하고 있지만 5년 내에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남구 나주배원예농협 조합원
“청년 창업농으로서 발전가능성 높은 귀농 생활 매우 만족”
자경 농지 넓히고 소득 창출이 가장 큰 목표

이남구 나주배원협 조합원이 배 전정을 하고 있다.
이남구 나주배원협 조합원이 배 전정을 하고 있다.

나주배원예농협 이남구(39세) 조합원은 “자경 농지 33,059m²(10,000평)에서 배를 재배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목표는 조합 임원에 도전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는 10년 전, 서울에서 사업을 하다가 아버지가 아프신 계기로 고향인 나주로 내려와 귀농 생활을 시작했다. 청년 농업인으로 처음 1만 3,223m²(4,000평) 농지로 시작했다. 지금은 나주시 금천면과 세지면에서 자경 농지 1만 9,835m²(6,000)평으로 배를 재배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사업자등록을 해 인터넷 판매로 평균 배 7.5kg 상자 30,000개(2,000평 기준)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다.
그는 “나주가 고향이고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 보고 배운 것이 많아 청년농임에도 빨리 자리 잡은 편”이라며 “현재 작목반(나주 명가배 작목반)의 반장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자경 농지에 ‘신화’를 갱신하고 올해 ‘창조’를 수확했으나 생산량이 적었다. “자경 농지 6,000평에 ‘신고’가 대다수이고 ‘황금배’ 비율은 2~3%에 그쳐 아쉬울 뿐만 아니라 창조’ 품종을 100주 심었으나 40주 살아있다”며 “품종 갱신을 통해 ‘신고’의 비중을 점차 줄여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판로가 대형마트가 아닌 이상 소득이 적어 향후 소득 창출이 가장 큰 목표라고 전했다.
그는 “나주배원예농협에서 조언을 받으며 필수적인 병해충 예방 방제 작업과 병해충 처방을 받고 있고 원협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토양 검사도 1년에 한번 씩 꾸준하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0년 뒤, 20년 뒤에도 쭉 행복하게 농사 지으며 가족과 잘 살고 있을 것”이라며 귀농 생활의 만족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