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원예산업 이슈 결산
2020 원예산업 이슈 결산
  • 이경한
  • 승인 2020.12.2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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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농민들이 농작물재해보험의 약관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상기온
냉해피해 불구 보험 보상률 인하 반발
54일간 집중호우 갈반병·탄저병 확산

올해 원예농가는 봄동상해 피해를 크게 입으면서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4월5일부터 이틀간 나타난 전국적 저온현상으로 배·사과·복숭아 등 과수류 6,714ha, 감자·옥수수 등 밭작물 424ha, 인삼·차나무 등 특용작물 234ha, 채소 2ha 등 총 7,374ha에서 피해를 입었다.
봄동상해로 인해 피해가 심한 농가는 70∼80%에 이르렀으며 평균 20∼30% 이상의 피해율을 보였다. 여기에다 농작물재해보험의 보상률이 지난해 80%에서 올해 50%로 낮아져 농심을 멍들게 했다.
이상기상현상이 빈번해지고 있어 오히려 보장률을 높여 농가소득 유지에 도움을 줘야하나 오히려 역행하는 조치를 취했다.
농식품부는 보상률 인하요인으로 과수보험을 20년째 운영하면서 적과전의 피해가 늘어나 손해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손해율 100%가 정상인데 사과는 160%, 배는 130%를 웃돌고 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또한 일부농가의 경우 과일나무에 열매 1∼2개를 남기는 등 과도하게 적과하는 현상이 나타나 보험의 약관을 개정하게 됐다며 해당농가의 잘못을 규명하기 힘들다고 했다. 많은 과수농가들은 일부농가의 잘못된 행태로 인해 전체농가가 피해를 봐서는 안된다며 봄동상해 피해 보상율을 원상복귀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과수농가의 봄동상해 피해 관련 농작물재해보험의 추가피해비율을 대폭 높여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농협손해보험은 지난해부터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시 가입기준 60% 이하의 착과율을 보이면 기형과 등 품질하락을 감안해 최대 5%까지 추가피해를 인정해주고 있다.
봄동상해로 중심화가 죽으면 측화로 수정하게 돼 기형과가 발생하게 되며 이는 재배농가의 경영손실로 연결된다. 배 재배농가들 같은 경우 손해평가 시 봉지수량만 조사하고 기형과 등 품질하락에 대해서는 인색한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이어 원예농가들은 7·8월 장마철 집중호우 피해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금년 여름철 중부지역 장마기간은 1973년 이후 가장 긴 54일간 이어졌다. 강수량은 852mm이며 강우일수는 35일에 달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9월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심의를 통해 농업부분의 복구지원계획을 확정했다. 장마철 호우로 발생한 농작물(34,175ha)·가축 피해에 대한 지자체 정밀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47,767농가에 농약대, 대파대 등 총 1,272억원 규모의 재해복구비가 책정됐다.
집중호우로 인해 사과에는 한동안 발생하지 않았던 갈색무늬병(갈반병)이 많은 면적에서 나타나 재배농가들은 갈반병을 농작물재해보험에 포함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갈반병은 장기간 발생을 하지 않다가 기후온난화로 인한 집중호우로 크게 발생해 재해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갈반병은 잎에 병균이 발생, 잎의 색이 노랗게 변해 조기낙엽이 되면서 사과의 크기 및 색택에 영향을 줘 품질을 저하시킨다. 이뿐만 아니라 영양분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서 내년 꽃눈형성에도 영향을 준다.
금년 최장의 장마 및 집중호우로 전국적으로 사과에 갈반병과 함께 탄저병도 급속히 퍼지면서 재배농가에 타격을 줬다. 열심히 방제함에도 불구하고 불가항력적으로 병균이 확산됐다.
과수농가는 또한 노린재로 인해 피해를 크게 입었다. 노린재는 과일 흡즙을 통해 가해부분에 들어가서 함몰을 시킨다.
올해 과수화상병은 확산세가 가파르게 진행됐다. 전국의 과수화상병 피해면적은 331ha로 그중 충북이 281ha인 85%를 차지했다.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치료약이 없는 과수화상병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배와 사과 주산지를 중심으로 자체예찰을 강화해야 하며 발생 시 병원균의 월동처가 될 수 있는 궤양을 제거하고 도포약제 투입, 동계 전정시 전정도구와 장화, 작업도구 등의 철저한 소독으로 오염을 차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원예농가는 집중호우 피해에 이어 발생한 태풍으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피해를 입었다. 8월 말 제8호 태풍 바비를 시작으로 마이삭, 하이선 등 총 3건의 태풍이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32,540ha 규모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전국적으로 벼 등의 도복, 침수로 인한 피해가 가장 컸으며(27,062ha, 전체피해의 83%) 경남북, 전남 등 과수 주산지의 낙과 피해도 상당(5,478ha)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트렌드
온라인거래 비대면 유통채널로 급성장세
1인가구 확산 슈머마켓 간편식 비중 확대

코로나19로 인해 농식품 유통분야는 온라인거래가 비대면 유통채널로서 급성장세에 있는 등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유통매장 이용을 자제하는 대신 온라인 유통업체에서의 상품 구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사태 이전부터 온라인유통은 시간적, 공간적 한계를 초월하고 쓸데없는 유통비용을 절감하며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편리함, 오프라인 유통에 비해 낮은 가격 등의 새로운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다.
산업통산자원부가 2020년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을 조사한 결과 온라인 유통업체는 17.5% 성장한 반면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6.0% 감소했다. 비대면 거래가 확대됨에 따라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늘어나며 식품 50.7%, 생활·가구 26.7%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상품군 매출액이 증가해 전체 온라인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이는 농식품 구매트렌드 조사에서도 비슷한 유형을 보였다.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2020농식품 소비트렌드 조사결과 코로나19 발생으로 비대면 혹은 가까운 동네 슈퍼마켓의 매출은 증가한 반면 대형마트에 대한 구매는 감소했다.
또한 가정 내 조리 횟수가 늘어나면서 비교적 손쉽게 조리를 할 수 있는 농식품 및 저장 기간이 긴 상품의 수요가 늘었다.
온라인 유통과 배달서비스 등 새로운 유통방식이 대거 출현하면서 신세계, 롯데 등 전통적 유통 대기업들은 점포를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에 내몰리고 있다.
일부 대형마트 업체의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하는 등 수지가 악화되고 있다. 대형마트 업체는 영업부진에 대응해 적자 점포 정리뿐만 아니라 영업시간을 단축해 근로시간을 축소하고 있다. 
이에 반해 쿠팡, 마켓컬리 등은 편의성, 저가격, 상품 다양성 등을 내세우면서 빠르게 신장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사태 때문에 더욱 날개를 달고 있다. 온라인쇼핑은 새벽배송으로 신선식품에서 배송경쟁력이 강화되고 상품추전, 간편결제 등 편리성이 높아져 매출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중 모바일쇼핑의 거래액 비중이 60.8%를 차지한다.
배달음식 앱이 발달하면서 주요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온라인 쇼핑업체가 대거 배달시장에 진입하면서 모바일 기반의 음식배달 서비스가 급성장해 음식배달 부분은 70%가 넘는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TV홈쇼핑은 최근 T커머스 및 모바일 쇼핑기술과 결합해 성장세를 나타내 거래 규모는 약 10조원을 상회하고 CJ홈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의 4강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2019년 국내 소매업 전체의 판매액은 473조원으로 2015년 판매액 408조원보다 15.9% 증가했으나 온라인몰·TV홈쇼핑 등의 무점포 판매액은 80조원으로 2015년보다 70%나 성장했다.
대형유통업체들은 매출과 손익이 악화될수록 저가판매 전략을 확대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산지의 대응책이 필요하다.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대형유통업체들은 납품가 인하, 덤 제공 요구 등으로 산지를 과거보다 더욱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농협 등 산지유통조직들은 교섭력을 확대해 대형유통업체의 압박에 대처하고 도매시장 등 타 유통경로도 전략적으로 관리해 대형유통업체에의 지나친 의존을 완화해야한다.
온라인 전문업체뿐 아니라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온라인쇼핑에 진입하고 있고 온라인 전문업체들은 오프라인 매장에 참여해 O2O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온라인쇼핑은 급격히 확대되고 있으며 대형업체들은 온라인 전환을 앞당기는 기폭제로 생각하고 물류·배송에 대한 투자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슈퍼마켓은 1인가구 확산에 맞춰 간편식 비중을 확대하는 등 상품구성을 변화시킨 효과로 식품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슈퍼마켓 업체들은 프리미엄 슈퍼마켓이라는 고급형 매장을 출점하거나 1∼2인 가구를 겨냥한 즉석 조리식품을 출시해 비식품 부분 매출은 계속 감소했지만 식품 부문은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슈퍼마켓 업체들도 온라인 쇼핑을 강화하기 위해 온라인 전용 배송센터를 운영하고 전용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를 겨냥한 쿠킹 박스, 지역 맛집, 즉석 반찬, 베이커리, 디저트 등을 중심으로 슈퍼마켓 인프라를 이용한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