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단삼의 가능성
코로나시대, 단삼의 가능성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0.11.1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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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삼은 약간 차고 맛은 써
심장·간 질환 다스리는데 효과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불안과 공포,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소외감, 경제적 타격에 따른 우울감, 언론 보도를 통해 느끼는 불편감 등이 일상을 채우고 있다. 정확한 의학 용어는 아니지만 이러한 일련의 감정들을 편의상 ‘코로나 블루’라 부르고 있다.

우울감이 곧바로 우울증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울감을 느끼는 기간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일생생활에서 어려움을 느낀다면 우울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항불안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작년 대비 25% 이상 증가한 월 평균 89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월 평균 18만 명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면서 접촉성 피부염 환자가 늘어난 것도 코로나가 가져온 변화이다. 코와 턱, 입술 주변 피부가 마스크로 인해 자극되어 붉어지거나 붓는 증상 때문에 색소 화장품 대비 피부 진정 제품의 인기가 상승하고 피부과에서도 피부염 치료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명나라 의약학자 이시진이 저술한 약물개요서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산삼에 버금가는 효능을 가진 약재로 오삼(五蔘)이 등장하는데 인삼(人蔘), 현삼(玄蔘), 고삼(苦蔘), 사삼(沙蔘) 등과 함께 단삼(丹蔘)을 꼽는다. 단삼은 인삼의 형태를 닮고 빛깔이 붉어서 ‘붉을 단(丹)’에 ‘인삼 삼(蔘)’을 쓴다. 오삼 중에서도 그 효능에 비해 국내에 덜 알려졌다고 생각되는 단삼을 코로나 시대에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

한약재 단삼은 꿀풀과(脣形科)에 속한 다년생 초본인 단삼의 뿌리를 건조한 것으로, 봄과 가을에 채취하여 진흙과 모래를 제거하고 말린 것이다. 대한민국 약전에는 살비아놀산(salvianolic acid) 4.1% 이상을 함유하는 함량기준이 정해져 있다.

단삼은 중국 대부분 지역에 분포하면서 산서, 하북, 사천, 강소성 등에서 재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다가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2003년부터 단삼 복원과 정착, 육모이식재배 기술을 발전시켜 국내 재배를 가능케 하였고 경북 영양군이 이 기술을 이전받아 국내 최초로 대규모 재배에 성공하였다.

한의학적으로 단삼은 성질은 약간 차고 맛은 쓰다. 심장과 간 관련 질환들을 다스리는데 혈액순환을 좋게 하여 어혈을 풀어주고 종기를 치료하며 정신을 안정시켜 숙면을 취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아 각종 통증을 겪고 피부 트러블에 시달리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코로나 시대 현대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생약연구과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그간 단삼은 항염증 효과, 항알러지 효과, 면역효과, 중추신경계질환에 대한 효능, 심혈관계에 대한 효능, 항당뇨 효과, 간경화 억제 활성, 대사성 질환(골다공증) 억제 활성, 항암 활성 등 다양한 약리활성이 연구되어 왔으며 단삼의 지표 성분을 탄시논 I과 크립토탄시논으로 선정하였다.

더 나아가, 농촌진흥청 인삼특작이용팀에서는 기존에 밝혀진 단삼의 효능을 증진시킬 수 있는 가공 처리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의학적 가공 과정을 거쳐 항산화 효능이 강화된 단삼 유래 기능성 소재를 만드는 등 다각도로 이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항산화 물질은 체내 염증을 유발하는 활성산소의 생성·축적을 억제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므로, 코로나에 대응하는 소재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 단삼이 국내에서 새로운 소득 작물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천연의약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최수지<농진청 원예원 인삼특작이용팀 보건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