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험 시대 원예산업 돌파구는?
기후위험 시대 원예산업 돌파구는?
  • 이경한
  • 승인 2020.11.0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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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기후변화 적응 신품종 개발 추이
사과품종 ‘아리수’는 고온에서도 착색이 양호하다.
사과품종 ‘아리수’는 고온에서도 착색이 양호하다.

기후 적응형 신품종 원예·특용작물 95품종 개발
사과 ‘아리수’ 고온착색…배 ‘소원’ 냉해피해 예방

농촌진흥청은 한반도의 온난화 및 기상이상에 대응하기 위해 기후변화 적응형 신품종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기후 적응형 신품종 개발은 2016년 217품종, 2017년 239폼종, 2018년 253품종, 지난해 273품종이며 올해 목표는 288품종이다. 특히 지난해 개발된 전체 품종은 35작목 273품종이나 이중 원예·특용작물은 19작목 95품종으로 과수는 온도·고온, 채소는 병해충, 인삼은 병에 초점을 맞췄다.

원예·특용작물의 19작목 95품종 중 고온적응 39품종, 저온적응 12품종, 작기적응 16품종, 병해충 26품종, 가뭄 2품종이 있다. 올해 농진청은 원예작물 분야에 5품종을 추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원예작물 중 대표적인 고온 적응형 품종으로는 사과품종 ‘아리수(고온착색양호)’가 있다. 아리수는 열매 표면이 매끈하며 색이 붉고 진하다.

중간 크기로 무게는 285g 정도다. 당도 15.9브릭스(˚Bx), 산도 0.43%로 ‘홍로’보다 새콤달콤하다. 맛이 좋은 품종으로 꼽히는 ‘감홍’(국산)·‘후지’(일본도입) 품종과 비슷한 당산비(단맛과 신맛 비율)를 보인다.고온에서도 색이 잘 들어 남부지방에서도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다. 수확 전에 떨어지는 열매가 거의 없고 기존 품종보다 병에 강하고 저장성이 좋다. 깎아놓았을 때 색이 변하는 갈변이 더디게 나타나 조각과일 등 새로운 수요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재배면적은 농진청의 ‘우리 품종 보급 시범사업’ 등을 통해 경북 영천 40ha(헥타르), 경남 거창 20ha 등 남부지역 주산지를 중심으로 300ha 정도까지 늘었다. 기술이전(122건) 계약 주수로 볼 때 1∼2년 후에는 500ha까지 늘 것으로 예측된다.농진청은 앞으로 생산자, 품목농협, 대형청과, 소매업체 공동출하로 고급품종이라는 인지도를 높임과 동시에 이른 추석용과 일상 소비용으로 물량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원예작물 중 저온 적응형 관련 대표적인 품종에는 배품종 ‘소원’이 있다. 배의 개화기가 빠를 경우 저온과 조우해 냉해피해를 입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개화시기를 1주일 늦춘 것이다.

배품종 ‘소원’은 개화기가 빠를 경우 저온과 조우해 냉해피해를 입을 수 있어 개화시기를 1주일 늦춘 품종이다.
배품종 ‘소원’은 개화기가 빠를 경우 저온과 조우해 냉해피해를 입을 수 있어 개화시기를 1주일 늦춘 품종이다.

소원 품종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에서 1996년 ‘추황배’에 ‘풍수’를 교배해 2014년 선발한 품종이다. 만개기는 ‘신고’보다 약 1주일이 늦은 4월22일, 성숙기는 한 달 정도 빠른(9월6일경, 나주) 조생종 품종이다.

400~450g의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아담한 크기에 당도는 12.8브릭스 내외로 육질이 유연하며 과즙이 풍부하고 식미가 매우 우수하다. 둥그렇고 달콤한 과즙이 꽉 찬 연못 같은 배라는 의미에서 소원(沼圓)으로 명명하였지만 자꾸 위축되고 있는 배 산업이 다시 일어날 수 있기를 기원하는 중의적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소원은 ‘추황배’를 모본으로 해 육성됐기 때문에 맛은 ‘추황배’와 비슷하면서 성숙기가 9월 상순으로 크게 차별화된다. 때문에 최근 APC 공선출하 방식을 도입해 새로운 활로를 열어가고 있는 ‘추황배’와 연계함으로써 9월에는 소원, 10월에는 ‘추황배’를 릴레이 출하하는 경영방식을 도입한다면 ‘추황배’ 브랜드 이미지 상승뿐만 아니라 소원 품종의 판로확보까지도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 원예작물 중 작기 적응형의 대표품종으로는 배추품종 ‘원교20045’, 무품종 ‘원교10052’이 있다.

구체적으로 원예·특용작물의 기후 적응품종으로는 사과에 아리수(고온 하에서도 착생 양호), 그린볼(녹황색 과피로 착색관리가 불필요), 황옥(황색과피로 신수요 창출), 썸머킹(여름 출하용 조생종), 썸머프린스(여름 출하용 극조생종), 루비에스(8월 출하, 급식용 가능한 소과종), 골든볼(8월 출하, 황생품종으로 착색관리 불필요)이 있다.

배에는 소원(조생종으로 개화기 1주일 늦춰 꽃눈 유지성 양호), 녹수(녹색 과피로 착색이 불필요), 슈퍼골드(착색이 필요 없는 배), 원교나-자수정4(배 자가 결실성, 식미 우수 만생종), 원교나-자수정5(배가 자가 결실성, 식미 우수 만생종), 원교나-기후1호(기후변화 대응 낮은 저온 요구도 품종), 원교나-극조생1(극조생 껍질째 먹는 배), 원교나-흑성4(검은별무늬병 저항성) 등이 있다.

포도에는 청수(내한성 강, 착립우수 청포도), 흑보석(고온 착색성 우수), 진옥(고온적응성 우수, 열과 발생 낮음), 샤이니스타(내한성 강, 탈립 적은 무핵 청포도)가 있으며 복숭아에는 선미(수확기 강우에 당도 저하가 적고 식미 우수), PR-1(국내 기후 적응성 우수 대목)이 있다.

자두에는 젤리하트(결실성 우수, 열과 및 병해충 저항성), 단감에는 원교비-04(이른 추석용 적합 극조생종) 및 판타지(조생종, 원형도 고당도), 감귤에는 탐나는봉(저온에 강해 과육품질 유지 용이), 하밀감(수세가 강하고 겨울철 노지재배 가능) 등이 있다.

채소 중 배추에는 원교20045(속잎은 연한 노랑이며 겉잎은 진한 녹색으로 조기 결구), 원교20048(더위와 추위에 강하며 느슨한 구를 형성), 원교20049(뿌리혹병 저항성) 등이 있으며 무에는 원교10052(근형이 장타원형이며 지상부 생육이 양호), 원교10051(근형이 장형이며 지하부와 지상부 생육이 양호) 등이 있다.

고추에는 원예100005호(과형은 좁은 삼각형으로 탄저병 저항성), 에이브이단1호(내서성이 좋아 고온기 비가림 토경 재배용 단고추) 등이 있으며 토마토에는 티와이썬(시들음병 저항성으로 복합내병성), 티와이스트롱(시들음병 저항성으로 복합내병성) 등이 있다.

인삼에는 진명(고온과 염류에 강하고 생근중이 무거움), 진원(고온 저항성, 다수성) 등이 있으며 버섯에는 참조은(중고온성 진한갈색의 고품질), 하담(고온에서 갓 퍼짐이 늦고 형태가 우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