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재해보험, 기후변화 제대로 대응 못하고 온전한 보상 어려워
농작물재해보험, 기후변화 제대로 대응 못하고 온전한 보상 어려워
  • 조형익
  • 승인 2020.11.0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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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원예농협, 태풍 영향 낙과된 배 팔아주기 운동 펼쳐
지난 9월 잇달아 발생한 태풍으로 낙과된 배팔아주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9월 잇달아 발생한 태풍으로 낙과된 배팔아주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울산원예농협(조합장 김철준)이 농작물재해보험을 ‘소득보전 방식’으로 과감한 개선을 요구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여름, 사상 최장기간 동안 발생한 장마와 역대급 태풍 제9·10호 마이삭·하이선 영향으로 울산배 100년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입어서다.

최근 농촌에는 기후변화에 따른 잦은 이상기후로 폭염과 냉해, 우박, 서리, 태풍, 집중호우 같은 자연재해가 늘어나고 있어 농업인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농작물재해보험의 보상단가가 너무 낮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농작물재해보험이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상황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고 온전한 보상이 어렵다는 것이 핵심이다. 피해율 산정과 보상금 사정이 현장에 맞지 않고 농업인의 현실적인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농작물재해보험의 가입범위는 봄철 개화기 냉동해의 결실불량, 꽃눈의 조수피해, 태풍의 낙과피해 등에 따라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재해보험 손해평가사의 품목별 전문지식 부족으로 피해율 산정 시에 농민들과 의견 충돌이 생겨 현장에서 마찰을 빚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김철준 조합장은 “여러 품목 가운데 배와 사과의 경우 봄 개화기에 동상해로 인한 결실불량은 피해율의 50%밖에 보상하지 않는다”며 “품질이 좋고 상품성이 더 나은 과일이 떨어져도 상품가치로 보지 않고 단순히 수량으로만 산정하기에 실질적인 소득에 있어서는 더 많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현장에서 낙과수 조사도 비현실적이라며 낙과한 과일을 주워 모아야 하는데 보통의 과수원이 풀 속과 비탈 등의 지형에 형성돼있다 보니 조사시간과 인력이 매우 비현실적”이라며 “객관성과 신속성이 낮은 현재의 조사방식과 보상률은 농가소득의 보전을 위해 하루 속히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종합위험보장방식 즉, 소득보전 방식의 과감한 전환도 필요하다. 한시라도 빨리 농업인의 현실을 반영한 농가소득(수입)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개발을 검토해야 한다. 농작물재해보험이 생산량 감소에 따른 손실뿐만 아니라 가격하락이나 품질저하로 인한 손실까지 보험에 포함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가격하락분과 수확량 감소분을 모두 감안해 실제 수입, 즉 표준소득(기준수입)을 정해 그 이하로 하락할 경우 일정요율을 보전해 주는 즉, 총체적 보험 방식으로써 농가의 소득을 보전해 주는 제도이기도 하다.

김 조합장은 “농작물재해보험 운영도 민영보험사보다는 공적기능이 강한 국가가 운영토록 해야 한다”며 “손해율이 높아 판매를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이다 보니 민영보험으로는 농업인에게 불리한 조건이 대두될 수밖에 없어 최소생계형 종합보험제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업인에게 보험실익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가 현장에 맞는 보험료 지급기준을 설정하고 보험료 지급만 보험사가 실시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

한편 울산원협은 지난 9월 태풍 영향으로 낙과된 배 팔아주기 운동에 적극 나섰다. 울산관내 기업인 고려아연(주)온산제련소와 공무원과 시민, 단체 등이 낙과 배 팔아주기에 동참했다. 고려아연은 울주배 10kg 700박스, 1천만원 상당을 구입했다.

한편 울산원협은 배 과원의 품종갱신을 위해 조합이 지원에 나섰다. 이는 지난여름에 불어닥친 잇따른 태풍 영향 탓이다.  배농사 100년사에 최악의 낙과 피해를 입은 울산지역은 그린시스 품종으로 갱신함과 동시에 그린시스는 꽃이 늦게 피는 덕분에 개화기 냉해 피해도 줄일 수 있고 병충해에도 강해 여러모로 잇점이 있습니다. 접순당 2천원씩 지원한다.

울산원협은 최근 울산시청 1별관 1층에 무인 로컬푸드직매장이 문을 열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울산시청 별관에 마련된 무인 로컬푸드는 지역농업인이 생산하는 농특산물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기존의 농산물 판매는 얼굴 없이 매대에 차려진 상품을 골라 담는 방식이었다. 가격과 생산자 이름 등이 표시되는 얼굴이 있는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로컬푸드를 비롯해 학교·공공급식 등의 공급 기반을 구축하고 지역사회에 안전한 먹을거리 공급 등 지역농업 활성화에 기여해 나서고 있다.

최근 학교급식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100여명으로 구성된 농업인이 그들이다. 지역 푸드플랜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농가소득제고에 방점이 찍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울산남구 중구, 울주군 등의 초·중·고에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축수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 울산원협은 전격적으로 공판장 수수료 인하를 단행했다. 출하조합원 등 농업인을 위해 수수료를 5월말까지 0.2% 인하해 농업인 1인당 약 2,600만원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

4월부터 5월 31일까지 2개월간 농산물 출하 위탁수수료를 6.5%에서 6.3%로 0.2%포인트 인하했다. 토마토, 참외 등 농산물 4,000톤 85억 원의 위탁수수료를 0.2%포인트 인하함에 따라 산지에서 출하하는 농업인에게 약 2600만 원 정도의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울산원협은 농가소득 제고와 농업인을 위한 농작물재해보험 등 제도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