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강현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
가강현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0.10.19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이버섯 인공재배 기술, 세계를 선도하다
송이감염묘 방법 통한 인공재배는
송이균 감염 소나무 지속적 옮겨심는 것 중요
가강현 연구관
가강현 연구관

송이버섯은 가을이 깊어지는 백로(白露)에서 한로(寒露) 사이에 절정을 이루지만 산에서 송이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송이버섯이 자랄 수 있는 환경조건이 굉장히 까다롭고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송이버섯은 기온, 토양, 강우량 등 어느 하나 제대로 맞지 않으면 자라지 않는다. 자생지도 한정적이라 소나무 낙엽이 거의 쌓이지 않는 깊은 산속에서만 자란다. 그래서 채취가 어렵고 인공재배가 되지 않는 탓에 귀한 버섯으로 취급되어 왔다.

이렇게 귀한 송이는 항암효과, 염증해소, 종양 억제 등 약용가치가 높은 것은 물론 동의보감에서도 “맛이 매우 향미하고 나무에서 나는 버섯 가운데 으뜸이다”라는 평을 받는 버섯이었다. 효능과 맛이 일품이라 송이버섯은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지만 생산자의 공급량이 적어 늘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올해도 초기 생산된 송이버섯 1등품 수매가격이 kg당 60만원으로 거래가 되었다. 과거 1970년대에도 쌀 40kg 한 가마가 약 2,800원이었는데 송이는 kg당 약 1,000원이었던 점을 보면 과거부터 매우 비싼 버섯이었음을 알 수 있다.

송이버섯의 수요는 많은데 생산량은 적다 보니 1970년대 일본을 시작으로 1980년대 한국, 1990년대 뉴질랜드에서 인공재배 연구가 진행되었다. 송이버섯의 인공재배는 주로 송이감염묘와 접종묘 방법으로 진행된다.

송이균 활력이 우수한 균환
송이균 활력이 우수한 균환

송이감염묘는 송이균을 가진 어린 소나무를 송이균이 없는 소나무림에 옮겨 심어 송이균이 전이되도록 하는 것이며 송이 접종묘 방법은 실험실에서 소나무에 송이균을 접종하는 방법이다.

일본과 한국에서는 송이감염묘와 접종묘 방법을 시도하였고 송이산(송이버섯이 발생한 산)이 없는 뉴질랜드는 송이접종묘 방법에 집중하였다. 이중 송이감염묘 방법으로 1983년 일본의 히로시마 임업시험장과 2010년 우리나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송이버섯 발생을 성공시켰다.

이후 일본에서는 재발생이 없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5개, 2018년과 2019년 각 1개, 특히 올해는 21개의 송이버섯이 발생하여 인공재배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세계 최초로 연속재배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과거에 실패했던 송이감염묘 재배방법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2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연구했기 때문이다.

다만, 송이버섯의 인공재배는 당장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송이감염묘 생산은 송이산에서 어린 소나무를 심어 송이균을 갖게 하는데 2년 정도 필요하고 송이균을 가진 소나무를 송이균이 없는 소나무림에 옮겨 심은 후에 버섯이 발생하기까지는 6∼13년 정도의 오랜 시간이 걸린다.

송이버섯은 기온, 토양, 강우량 등 어느 하나 제대로 맞지 않으면 자라지 않는다.
송이버섯은 기온, 토양, 강우량 등 어느 하나 제대로 맞지 않으면 자라지 않는다.

여기에 송이균이 정착하고 다수의 버섯이 발생하여 경제성을 갖기까지 18∼20년이 필요하다. 그래서 송이감염묘 방법을 통한 인공재배는 송이산에 해마다 송이균이 감염된 소나무를 지속적으로 옮겨심는 것이 중요하다. 송이버섯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미래를 보는 안목과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한 일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버섯은 2013년 기준 1,900여 종이 기록되었지만, 재배기술이 필요한 가치가 있는 산림버섯류는 많이 남아있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은 유망한 산림 버섯을 발굴하고, 송이버섯을 포함한 산림 버섯류를 재배하는 농가의 소득증대와 고부가가치 산림버섯 재배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