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지위포기 국산농산물 소비 감소 우려
개도국 지위포기 국산농산물 소비 감소 우려
  • 이경한
  • 승인 2020.08.2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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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품목 관세감축 신축성 확보위한 노력 필요
한·중FTA 협상 양허제외된 원예작물 타격
원예학회, 제14회 원예산업정책토론회 개최

정부가 지난 10월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함에 따라 차기 WTO 협상에서 관세감축이 이뤄질 경우 수입농산물 단가하락으로 국산 농산물 소비가 감소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민감품목에 대해 관세감축의 신축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사)한국원예학회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지난 20일 원예산업신문 등의 후원으로 ‘WTO 농업 개도국 지위 변화에 따른 원예산업의 대응과 발전 방안’이라는 주제로 ‘제14회 원예산업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인 원예학회 홈페이지에 발표영상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임정빈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WTO 개도국 지위 졸업의 의미와 한국 농업의 대응전략’의 주제발표에서 “우리나라는 국가 위상 증대로 더 이상 개도국 지위를 활용한 특혜 지속의 어려움이 있고 수출주도형 경제기반에서 미국의 통상압력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 최소화 등을 고려해 개도국 특혜 중단선언을 했다”며 “차기 WTO 협상 타결로 선진국과 같은 대폭적인 관세와 보조금 감축이 이뤄질 경우 부정적 영향이 파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 교수는 “선진국 수준의 관세감축 의무화로 인한 수입농산물 단가하락으로 국산농산물 소비감소와 가격하락 및 생산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해 우리정부는 차기 WTO 협상에서 선진국과 같이 큰 폭의 시장개방으로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민감품목에 대해 관세감축의 신축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해 예상품목으로는 WTO 양허관세가 높고 FTA협상 시 관세철폐 유예 등 민감성이 반영된 쌀(513%), 고추(270%), 마늘(360%), 양파(135%), 생강(377%), 인삼(222∼754%), 녹차(513%), 땅콩(230%), 감귤(144%), 사과(45%), 배(45%) 등의 품목이 예상된다. 특히 중국으로부터 수입가능성이 높으나 한·중FTA 협상에서 양허제외 된 원예작물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한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개도국 지위 졸업에 따른 새로운 농업·농촌종합대책을 수립해 명실상부한 농업·농촌의 선진화를 도모해야 한다”며 “WTO 선진국 의무이행에 따라 감축되는 보조금을 대체하고 중장기 체질개선을 도모할 수 있는 충분한 예산확보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문 연구위원은 또한 “수입개방에 상대적으로 노출되지 않은 품목으로 생산쏠림 현상이 빈번하고 기상여건에 따른 수급불균형 심화되고 있다”며 “기존 농정사업을 FTA 국내보완대책으로 재분류하고 해당 사업기간을 연장하거나 지원액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차별성이 없는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형식 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장은 “정부는 지난해 10월 미국의 개도국 지위 개혁의지 등을 감안하고 향후 개도국 유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GDP 세계 12위 등 우리 경제위상을 고려해 미래협상 시 농업분야에 대한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에 정부는 쌀 등 국내농업의 민감분야 최대한 보호, 국내농업에 대한 영향 발생 시 피해보전대책 마련, 농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책 지속추진 등 3대 정책방향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중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