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햇빛데임 피해, 미리 대비하자
감귤 햇빛데임 피해, 미리 대비하자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0.06.2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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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노지재배 감귤 6천톤 일소피해 발생
스프링쿨러로 과실만 온도 낮추는 노력 필요

지난 5월 기상청은 2020년 여름철 기상전망을 통하여 올해는 2016년 수준의 폭염이 예상되고 7월 중순에서 8월 중·하순 사이, 더위가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평균기온도 평년보다 0.5∼1.5℃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름철 고온은 농작물의 생육과 품질에 많은 영향을 준다. 감귤에서 보면 과실이 한창 자라는 시기로 과실 내 당 성분 축적이 왕성하지만 이때 토양수분이 부족하면 과실 크기가 작아져 중소과가 되기 쉽다. 아울러, 고온은 감귤나무 잎이 위로 말리거나 과실이 쪼개지는 열과, 햇빛에 데인 증상(일소) 발생으로 비상품과가 늘어나기도 한다.

‘일소’는 강한 햇볕에 의해 과실표면에서 수분 증산이 촉진되고 유포가 붕괴되면서 껍질이 갈색으로 변하는 증상을 말한다. 전체 감귤재배 면적의 80%를 차지하는 노지재배 감귤의 일소 발생량은 2016년 0.6%에서 2019년 1.25%로 2배 이상 증가하였다. 2019년 노지재배 감귤 생산량 49만 2천 톤 가운데 6천톤이 일소 발생으로 비상품과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여름철 이상 기상에 의한 고온과 강한 햇빛은 과실 껍질의 온도를 높이는데 과실이 착색되기 시작할 무렵에는 껍질을 구성하는 성분이 약해지면서 일소가 더 많이 나타난다.

이에 감귤 재배 농가에서는 감귤 과수원 재배환경 개선과 품종 특성을 고려하여 사전에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 힘을 쏟아야 한다. 노지재배 극조생 온주밀감은 조생 온주밀감보다 나무의 세력(수세)이 약하여 일소 피해가 많이 나타난다.

매년 피해가 발생하는 과원은 감귤나무 외부 과실에 봉지를 씌우기나 폴리에틸렌 천 또는 종이로 싸서 직접적으로 햇빛이 작물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토심(흙 깊이)이 얕거나 암반지대 과원은 햇빛이 강하고 기온이 31℃이상 올라가는 낮에는 스프링클러로 감귤나무에 물을 뿌려 과실 표면의 온도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일소를 방지하기 위하여 탄산칼슘제는 2회 이상 살포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감귤나무의 호흡을 촉진하여 수세를 약하게 하고 수확 후 흔적이 남아 세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맛있는 감귤을 생산하기 위한 다공질필름 멀칭재배는 나무에 강한 수분스트레스를 주는 원인이 된다.

햇빛 반사로 과실의 착색이 촉진되기도 하지만 비가 오고 난 후 기온이 올라가면서 과실표면의 온도를 높여 착과가 많이 된 나무는 일소가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지나치게 토양이 마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시설재배 만감류 중 나무 자람새가 약한 천혜향(세토카)은 농가의 재배환경이나 일소 경감 시설 설치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심한 경우 30% 이상 일소 현상이 발생하여 손실을 보는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

햇빛의 차단, 시설 내 환기, 관수 등 온도관리가 필요하다. 하우스 천·측창의 개폐와 환기팬의 이상 유무를 수시로 점검하여 환기가 잘되도록 해야 한다. 30% 차광막이나 보온커텐을 이용하여 천창을 60% 밀폐시켜 햇빛을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온이 지속되면 관수시설을 이용하여 나무 위에 물을 뿌려주는 것이 좋다.

이상기상이 갑자기 발생하여 과실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현상이 빈발하고 있다. 작년은 9월 이후 3차례의 태풍 내습으로 품질관리에 어려움이 컸다. 피해를 발생시키는 요인을 사전에 숙지하고 과원에 맞는 대책을 미리 준비해 두자. 일기예보를 참고하여 피해 발생이 우려될 때는 신속하게 대처하자. 올해 여름철은 고온피해가 없고 품질 좋은 감귤 생산으로 농가소득이 증가하기를 기대해 본다.

■좌재호<농진청 원예원 감귤연구소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