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군 (주)경농 마케팅기획팀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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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0.06.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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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기 탄저병 발병하면 ‘올 해 농사’ 끝!
강우 전 보호살균제, 강우 후 침투성 살균제 살포해야

장마가 본격 시작되고 잦은 강우와 습한 환경이 조성되면 세균과 곰팡이에 의한 각종 병해가 기승을 부린다. 특히 탄저병은 고추를 포함한 원예작물에 가장 큰 피해를 유발하는 병해 중 하나다. 상품성과 생산성 하락의 주된 원인이 되며, 병해 전염속도가 빨라 한 번 발생하면 방제가 쉽지 않다.

탄저병은 6월 중·하순부터 발생해 장마기와 7~8월 고온다습한 조건에서 급속하게 확산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탄저병으로 인한 수량 손실은 약 15%~6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경제적인 손실과 직결된다. 탄저병 병원균은 바람과 빗물 등에 의해 전파되는데, 6월에 감염돼 작물 내에서 생장하다가 7~8월 강우조건이 되면 포자를 생성해 빗물을 통해 빠르게 퍼진다. 탄저병은 ‘예방이 반’인 병해이기도 하다. 포자상태로 전이가 되기 때문에 포장 내 통풍이 잘 되도록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확산 속도가 빠르지 않지만 발병 후에는 연녹색의 작은 반점이 생기면서 점차 둥근 무늬로 확대되고 움푹 들어간 병반을 나타낸다. 특히 기상환경에 의해 전염이 심하기 때문에 비가 오기 전에는 비에 잘 씻겨 내려가지 않는 내우성이 우수하고 예방효과가 뛰어난 보호살균제를 처리해야 한다. 또한 비가 온 후에는 강력한 침투이행성이 있는 제품을 살포해 주는 것이 병의 확대 및 예방에 효과적이다.

탄저병은 방제가 어려운 병해다.

첫 번째 이유는 병원균의 잠복기가 타 병해에 비해 길어 농가들이 육안으로 확인하는 시점이 늦기 때문이다. 탄저병 병징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때는 이미 병원균이 상당히 많이 퍼져 있는 상황이다. 사과의 경우 탄저병이 6월에 감염되는 경우 잠복기가 20~50일 정도로 나타나며, 7월과 8월에 감염되는 경우에는 20~30일로 확인된다. 따라서 탄저병은 살포 프로그램에 따른 예방위주의 약제 살포가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하나의 병반에서 지속적으로 다수의 2차 전염원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탄저병 병반을 육안으로 확인해보면 엄지손가락으로 누른 듯한 움푹 패인 모양을 하고 있는데, 중앙에 검은색의 돌기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점들이 분생포자각으로 다수의 분생포자를 갖고 있다가 강우조건에서 2차 전염원을 밖으로 내보낸다. 병반이 존재하는 동안엔 지속적으로 포자를 방출하게 되므로 병해 방제를 위해서는 발병된 과실을 빠르게 포장에서 제거해야 한다.

탄저병 방제의 기본 개념은 예방을 위해 살포프로그램에 따라 정기적으로 약제를 살포하는 것이다. 여러 기관에서 제시하는 살포프로그램은 계통 간 연용을 방지하고 예방위주의 보호살균제와 치료개념의 침투성 살균제가 적절하게 섞여 있다. 여러 살포프로그램 중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며, 탄저병 병원균의 전파와 관련 있는 강우의 관점에서는 강우 전 약제 살포와 강우 후 약제 살포의 체계를 잡아야 한다.

강우 전에는 작물 부착성이 높고 약효 지속성이 우수한 보호살균제를 위주로 살포해 보호기간을 최대한 길게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