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변화하는 농산물 유통환경
코로나시대 변화하는 농산물 유통환경
  • 이경한
  • 승인 2020.06.1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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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농산물유통비중 15%까지 확대 추진
지난해 469개 로컬푸드직매장 5,206억원 거래

■로컬푸드, 농산물 신유통 경로 부상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취지의 로컬푸드가 농산물의 신유통 경로로 부상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얼굴 있는 건강한 먹거리’의 지속가능한 확산을 위해 로컬푸드 확산을 위한 3개년(2020~2022)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2017년부터 로컬푸드의 사회적 가치에 주목해 국정과제 등에 ‘지역 먹거리 선순환체계 구축’을 포함·추진해왔으며 2018년에는 ‘먹거리 선순환체계 TF’를 구성해 공공급식 등에 지역농산물을 공급하는 선도모델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이 계획은 로컬푸드 소비체계를 본격적인 확산궤도에 올리기 위해 종합적인 접근으로 시민사회·지자체와 함께 추진해 나갈 향후 3년간의 중점 실행계획을 중심으로 수립했다.
로컬푸드에 대한 가치확산을 통해 대국민 인지도를 70%까지 높이고 공급·소비기반을 확충해 로컬푸드 유통비중을 15%까지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공공기관·군급식 로컬푸드 공급비중을 2022년까지 70%로 높이고 로컬푸드 소비체계 구축에 참여하는 지자체를 100개까지 늘려나가는 것을 방침으로 정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농산물안전성분석실 설치 확대 등을 통해 로컬푸드 농산물에 대한 생산단계 안전성 검사를 지원하고 지역별로 자체 안전성 검사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함으로써 지역단위 먹거리 안전관리체계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지자체별로 지역농업 상황에 맞춰 자체적인 품질·안전성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인증할 수 있는 체계구축도 지원한다.
이러한 로컬푸드 확산을 위해 시작된 로컬푸드직매장이 로컬푸드와 직거래의 대표모델로 자리매김했다.
2013년 32개소에 불과했던 로컬푸드직매장은 지난해 469개소로 증가했으며 매출액은 317억원에서 5,206억원으로 지난 7년 동안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
이는 로컬푸드가 가진 ‘얼굴 있는 먹거리’라는 특성과 함께 합리적인 가격, 농산물의 신선도 등 장점들이 어우러져 소비자들에게 두터운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농식품부는 올해 로컬푸드직매장을 680개로 확대할 계획이며 이중 농협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농협은 지난해까지 390개의 로컬푸드직매장을 개소했으며 금년 600개로 늘릴 예정이다.
농협은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그 지역에서 판매하는 로컬푸드직매장을 운영, 중소농가의 판로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2022년까지 직매장을 1,100개로 확대해 중소농가의 소득증대를 통한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한편, 농협이 로컬푸드직매장을 확대하기 위해 1회원농협 1로컬푸드직매장을 권장하면서 각종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농협의 1회원농협 1로컬푸드직매장의 권장으로 제살 깎아먹기를 하는 과열경쟁과 관리부실이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능력이 있는 조합이 운영하면 문제가 없지만 관심이 없던 조합도 중앙회의 지원을 기대하면서 투자하게 되면 중복투자의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아울러 로컬푸드 확산을 위해 소비자가 많은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지역에 로컬푸드직매장 설치를 늘려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일부 시군지역은 과열현상을 빚고 있는 것에 반해 대도시지역의 큰 시장은 제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농식품부에 따르면 서울지역은 1개, 부산지역도 1개에 불과하다. 농협경제지주에서는 서울지역에 로컬푸드직매장이 4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도농교류 차원에서 서울지역 농협하나로마트에 숍인숍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농식품부는 로컬푸드직매장으로 간주해야할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서울지역에 관악농협, 송파농협, 영동농협, 강동농협이 로컬푸드직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관악농협과 송파농협은 일산농협의 로컬푸드를 진열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에서도 화순 도곡농협이 로컬푸드직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장기적으로 대도시지역에 로컬푸드직매장을 늘려야 한다는데 정책적 공감은 있지만 비싼 땅값문제로 추진이 쉽지 않다고 했다. 물론 대도시지역은 부지 값이 비싸 로컬푸드직매장 설치가 쉽지 않지만 다른 대안을 찾아보면 된다.
예를 들어 서울지역에 로컬푸드직매장이 적은 것을 해소하기 위해 주말을 이용해 한강시민공원, 여의도공원, 광화문광장, 관공서 등을 통해 직거래장터를 열면 된다. 허가를 받은 농가만 거래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1회성 행사가 아닌 주말마다 지속적으로 열리도록 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농협은 대도시지역에 로컬푸드직매장을 집중적으로 늘려 중소농가의 소득이 증대되도록 해야 한다.

■아산원협 로컬푸드직매장
300여개 품목 지속진열 아산시민 호평
출하농가 전용자리 없애고 출하순서 진열

오세진 아산원예농협 마트분사장이 조합 로컬푸드직매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세진 아산원예농협 마트분사장이 조합 로컬푸드직매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충남지역 1호점이면서 전국 7호점인 아산원예농협(조합장 구본권)의 로컬푸드직매장은 300여개 품목들을 신선상태로 꾸준하게 진열, 아산시민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아산원협은 방축점과 모종점에서 두 개의 하나로마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 9월10일부터 영업을 시작한 방축점은 1,320㎡(400평) 규모로 지난해 221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018년 9월3일부터 영업을 한 모종점은 지난해 59억원의 거래실적을 기록했다.
방축점과 모종점에서 숍인숍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로컬푸드직매장은 지난해 방축점에서 30억1,700만원, 모종점에서 3억2,4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로컬푸드직매장에 출하하기 위해 등록한 농가는 222농가이나 실제로 출하하는 농가는 180여농가다.
경매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중소농가의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있는 조합은 안전한 로컬푸드를 공급하기 위해 평균 1개월에 1회 이상 매장에서 샘플을 수거해 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 보내 안전성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합은 또한 출하농가를 대상으로 분기별로 한 번씩 집합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지금까지 안전성검사를 실시해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었다.   
조합은 신선상태의 농산물 공급을 위해 당일 수확해 당일 판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엽채류 1일, 과채류 1∼2일, 근채류 1∼3일, 버섯류 1∼3일, 장아찌류 1∼4일, 건나물류 7일을 유통기한으로 정하고 있다. 신선농산물의 판매일수가 지난 농산물은 농가가 직접 수거해 간다.
아산원협은 올해부터 출하농가를 대상으로 농산물의 무게를 측정해 표기하게끔 하고 있다. 그동안 같은 가격의 시금치라도 무게가 달랐으나 상품의 균일화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조합은 아산시에서 보조로 지급하고 있는 출하용 봉지를 농가에 보급하고 있으나 그동안 농가들은 아까워 사용하지 않고 집에 있는 불투명한 봉지를 사용해 내용물이 외관상 잘 보이지 않는 점을 지난 2월부터 개선했다. 각 농가는 다양한 색깔의 봉지를 사용하면서 소비자가 보기에도 안좋아 아산시가 보조하고 있는 투명포장재만을 사용하도록 통일했다.
아울러 조합은 출하농가의 전용자리를 없애고 출하순서대로 진열을 하고 있다. 출하농가의 사진을 붙여 전용자리를 마련했으나 농산물이 지속적으로 출하가 안돼 매대가 텅텅 비어 있는 적이 많아 개선을 한 것이다.

조합은 출하농가의 전용자리를 없애고 출하순서대로 진열하고 있으며 출하농가의 전체사진을 매장 기둥에 붙여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합은 출하농가의 전용자리를 없애고 출하순서대로 진열하고 있으며 출하농가의 전체사진을 매장 기둥에 붙여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합은 출하농가의 전체사진을 매장 기둥에 붙여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했으며 매대에 항상 농산물이 가득, 판매가 잘되게끔 진열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이러한 조합의 적극적인 관심으로 로컬푸드직매장의 거래액과 함께 출하농가수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우수한 점을 배우기 위해 전국의 농협들이 연이어 방문하고 있다.
한편, 조합은 하나로마트 매대에도 농산물을 진열하고 있으나 로컬푸드직매장의 농산물에 더 신경을 쓰면서 많은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세진 아산원협 마트분사장은 “하나로마트와 로컬푸드직매장의 농산물이 겹치는 면이 있으나 로컬푸드직매장이 하나로마트 중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같은 시금치라도 하나로마트에서 1,000원에 판매하는 것을 보고 로컬푸드 출하농가는 990원에 판매하는 등 하나로마트의 로스가 많다”고 말했다.
오 분사장은 “서로 상생해야하는데 운영이 힘들다”며 “인근 롯데마트는 로컬푸드직매장의 의무 진열기간 2년이 경과한 후 농산물 중복진열의 애로로 로컬푸드를 철수시겼다”고 전했다.
또한 오 분사장은 “로컬푸드직매장에 출하하는 농산물을 대상으로 13%의 수수료를 받고 있으나 너무 낮아 한계에 와있다”며 “처음에는 10%로 시작했으나 인건비, 감가삼각비 등을 고려해 올렸다”고 언급했다.
오 분사장은 아울러 “로컬푸드직매장에 출하하는 농가들은 무슨 수수료가 있냐고 하지만 운영측면에서 많은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조합장님은 중소농가의 소득증대를 위해 다른 데서 많이 벌자고 하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