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나무는 어디 있을까?
차나무는 어디 있을까?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0.06.0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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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 중국 세계서 차나무 가장 많이 재배
아프리카·중동·하와이서도 재배되고 있어

학회 출장을 가는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모리셔스’라는 생소한 국가에서 차나무를 재배하고 수확한 찻잎으로 차를 생산하고 있다는 내용의 짧은 글과 사진을 보게 되었다. 항상 차의 주 생산지로 언급되는 중국, 인도, 일본 등은 많이 들어 보았지만 모리셔스라는 지역은 나뿐만 아니라 글을 찾은 동료 연구원에게 생소했다.

일반적으로 차나무 재배는 연평균 기온 13℃ 이상이고 강우량은 13,000~15,000mm, 토양은 약산성이면서 배수가 잘 되는 곳이 좋다. 차나무는 병충해에 강하고 번식력이 좋아서 재배할 때 큰 어려움이 없는 편이다. 원산지인 중국은 세계에서 차나무를 가장 많이 재배하는 나라이고,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 인도 그리고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권 대부분 국가들에서도 차나무를 재배한다.

차나무를 연구하면서 알게 된 차나무 재배지는 첫째 아프리카권 국가였다. 아프리카는 차나무 재배 역사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케냐, 말라위, 우간다, 부룬디 등 동아프리카 위주로 재배지가 늘어나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이 케냐에서 생산되며 열대성 기후에 속하지만 여러 가지 산맥이 형성되어 있어 시원한 날씨를 형성하는 지형이 있고 비옥한 토양 덕분에 차나무 잎이 대체적으로 크고 잘 자란다. 앞서 언급한 모리셔스는 아프리카 동부에 있는 섬나라로, 월평균 기온이 18℃이상인 열대기후에 속한다. 이곳에는 250ha 정도의 넓은 차나무 재배지가 있다. 습한 여름기후와 인근에 위치한 호수에 의해 차나무가 자라기 좋은 서늘하고 습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중동권 국가였다. 터키의 해안지역은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를 보이며 내륙은 해안과 가까운 산맥 때문에 대륙성 기후를 보이는 혹독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리제 등 일부지역에서만 차나무를 재배할 수 있다. 이란은 카스피해와 인접한 해안지역과 구릉지가 형성하는 안개가 많은 습한 라히잔, 길란 등 일부지역에서 대규모로 재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와이주이다. 하와이는 미국의 최남단에 위치한 섬으로 반 열대성 기후에 속하며 주로 생산하는 홍차에 적합한 대엽종을 재배하고 있다. 또한 오히아숲은 공기를 맑게 해주어 청정지역에서 생산된 차 이미지를 제공하며, 화산지형 및 토양조건은 차의 단맛과 쓴맛 등을 조화롭게 하여 독특한 차 맛을 낸다. 다만 차나무를 재배하기에 적합한 기후와 독특한 환경조건에도 불구하고 토지가 비싸고 노동력이 많이 들기 때문에 농가 수가 많지는 않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으로 전남, 경남 그리고 제주에서 재배지만 전북 익산과 강원도 고성 등에서 야생으로 재배되거나 소규모 재배되고 있다. 차나무가 자라는데 이상적이지 않은 곳으로 생각되는 이러한 지역들에서도 차나무가 자랄 수 있는 이유는 환경조건이다. 전북 익산의 야생 차나무 밭에서 차나무가 자랄 수 있었던 이유는 키가 큰 상록수 나무들이 적당한 음지를 형성하고 차가운 바람을 막아주었기 때문이다. 강원도 고성의 소규모 농가 같은 경우는 지리적 위치를 봤을 때 가장 추운 곳에서 재배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형성된 차밭은 남향이기 때문에 겨울철 단위 면적당 받는 태양 복사열이 평지보다 많아 따뜻한 편이고 북쪽의 찬바람을 막아주는 지리적인 이점들 덕분에 차나무가 자랄 수 있다.

차나무가 자라는데 적합한 기온, 강수량, 일조량 및 토성 등 여러 가지 환경조건이 있다. 이러한 조건들을 바탕으로 차나무가 재배될 수 있는 예상 가능한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 일지라도 그 지역의 특성으로 인해 적합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면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지역에서도 차나무는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이소진<농진청 원예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