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신품종 육성·보급에 박차
인삼, 신품종 육성·보급에 박차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0.06.0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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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폭염에 강한 인삼 신품종 보급 시급
기능성 갖춘 소비자 중심 품종개발 미진

“지구와 인삼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상의 빈번한 발생으로 원료삼 수급 안정성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2018년에는 지구 온난화에 의한 폭염으로 인해 총  3433.3ha 면적의 작물이 피해를 보았다. 그 중 인삼밭은 827.7ha, 전체 인삼 면적의 24.1%가 피해를 봤다. 한편, 인삼 생산의 환경 악화로 인하여 신규 재배면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2000년 4,276ha에 이르던 재배면적은 2017년 2,977ha로 감소하였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온에도 강하고 토양 내 염류에도 강한 신품종 육성과 보급이 시급하다.

두 번째로는 유효성분이 많이 함유된 품종 육성이 시급하다. 현재 한국과 중국은 서로 더 우수한 인삼 품종을 만들기 위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재해에 강하고 병에 강한, 주로 생산자 중심의 품종 육성이 이루어지다 보니 기능성을 갖춘 소비자 중심의 품종 개발은 미진한 실정이다. 현재까지 한국은 32개 품종을, 중국은 9개 품종을, 일본은 2개 품종을 육성하였는데, 이중 소비자 중심의 품종은 약 10% 정도에 불과하다.

세 번째는 수출용 품종 육성이다. 인삼류 수출은 대부분 홍삼이 차지하고 있고 수출 시장은 중국 등 아시아권 위주로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수입국 맞춤형 품종 육성과 제품 개발을 통해 제품을 다양화하고 중저가와 저가 등 다양한 해외인삼시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네 번째는 인삼 종자를 안정적으로 보급할 수 있는 신품종 보급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인삼 신품종은 2000년대 초반 한국인삼공사를 중심으로 육성되었으며, 최근에는 농촌진흥청과 지방 특화작목연구소 등 농촌진흥기관을 중심으로 품종이 육성되고 있다. 하지만 신품종의 보급률은 2018년 기준으로 14.6%로 낮은 실정이다. 인삼은 종자 증식배율이 10배(4년생 기준)로 낮아 증식에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하나의 품종이 만들어져 보급에 필요한 양을 확보하기까지는 약 12년이 소요된다. 따라서 종자 보급기간 단축할 수 있는 신품종 대량증식 기술과 종자 채종 효율성 향상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인삼은 유전자원의 다양성이 작고 한 세대가 4년으로 세대 고정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등 육종효율이 낮은 작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인삼 육종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다양한 생명공학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고온과 염류와 관련된 바이오마커를 개발하여 품종 육성에 활용하고 있으며, 조직배양을 이용하여 신품종을 대량증식 하는 연구 등도 진행하고 있다.

인삼 신품종 육성과 보급을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상기상에 대응하고 다양한 트렌드를 반영한 품종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자 중심의 고온과 염류에 강한 품종과 병에 강한 품종을 육성하고, 산업체와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가공적성과 기능성이 우수한 품종을 육성해야 한다.

또한 선도농가와 인삼 농협을 대상으로 채종포를 운영하여 신품종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현장실증연구와 신기술보급사업 등을 활용하여 신품종 보급에 필요한 종자량을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바이오마커, 조직배양 등의 생명공학기술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인삼 육종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방경환<농진청 원예원 인삼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