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배·사과수출시장 무너질 수 있어”
“베트남 배·사과수출시장 무너질 수 있어”
  • 이경한
  • 승인 2020.05.1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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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차원 선과장 만들어 자체적 품질관리 시급
지난해 배 7,096톤·사과 689톤 수출

베트남이 배·사과 수출을 위한 중요한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품질관리가 안되고 있어 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정부 차원에서 선과장을 만들어 자체적인 품위관리가 시급한 상태다.

지난해 베트남에 대한 배 수출액은 1,605만불(7,096톤)로 전년 1,645만불(8,983톤) 대비 2.4% 감소했다. 작년 국내 배 수출액은 8,330만불(30,700톤)로 베트남이 19.2%를 차지, 미국·대만에 이어 3대 시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지난해 베트남에 대한 사과 수출액은 175만불(689톤)로 전년 109만불(370톤) 대비 66.6% 증가했다. 대 베트남의 사과수출액은 작년 국내 사과 수출액인 700만불(2,900톤)의 25%를 점유하고 있으며 대만에 이어 2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베트남이 배·사과 수출을 위한 중요한 시장이나 검역절차가 없으면서 개인·영농조합법인 등 누구나 수출이 가능해 저품위 수출이 난무한 상태다. 특히 베트남 바이어들이 저가를 선호하면서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

구본권 아산원예농협 조합장은 “미국에 대한 배 수출을 위해서는 13개의 선과장이 있고 대만에 대한 배 수출을 위해서는 90개의 선과장이 있어 품위관리가 되고 있다”면서도 “베트남에 대한 배 수출은 누구나 가능해 가격도 천차만별이고 형편없는 것도 수출되는 등 품위유지가 안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 조합장은 “이렇게 계속 배 수출을 하게 되면 베트남시장이 무너질 수 있어 농식품부에 몇 번 건의를 했지만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현재 검역절차가 없어 베트남정부가 요구하지 않더라도 우리 내부적으로 정부차원의 선과장을 만드는 등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상복 충북원예농협 충주거점APC 소장은 “처음에는 사과 10kg를 4만원까지 받았으나 이제 베트남 바이어는 2만원도 안주려고 한다”며 “누구나 수출이 가능하고 베트남 바이어가 저가를 선호하다보니 전문적인 수출농협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단지 조합장의 업적을 위해 저가로 수출하는데도 많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베트남의 사과수출시장은 이미 무너졌다고도 할 수 있다”며 “수출전문조합만 지정해서 수출을 하던지 별도의 수출단지를 만들어 자체적인 품질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다른 복수의 수출관계자는 “베트남으로 수출되는 사과, 배 등 주요 과수류는 고급품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상품이 현지에서 선호도가 높아 바이어들도 그런 상품만 찾는 형편”이라며 “수출물량은 병해충 유무만 확인 후 수출되고 있어 위생시설을 갖춘 선과장을 거친 물량이 수출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농림축산식품부 수출진흥과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베트남에  aT지사가 있어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베트남시장에서 품질관리가 안되고 있다면 정부 간 교섭을 통해 베트남이 국내에 선과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것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