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야무야 된 배 소포장
유야무야 된 배 소포장
  • 조형익
  • 승인 2020.04.0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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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및 1인가구의 증가 등 핵가족화에 대응하면서 배 소비 활성화를 위해 추진키로 했던 배 소포장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배 소포장은 1인 가구의 증가 추세에 맞춰 필요한 양만큼을 포장, 판매하는 것으로 최근 소포장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도입하려 했다.

이는 오래 전부터 시행했던 단감, 감귤, 참외 등 일부 품목이 소포장화 되면서 도매시장의 경매가가 높게 형성되는 등 농가수취가격이 오르면서 기대를 모았다.

실제 2011년 시행된 단감의 경우 10kg으로 경량화 된 후 상자당 1,511원에서 1,820원으로 309원의 수익이 올랐고, 감귤은 5kg, 3kg, 2.5kg 등으로 소포장화 되면서 유통개선 등을 통해 10% 이상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소포장 시행 효과로 포장 자재의 호환사용이 가능해져 농가에게는 편익성, 소비자에게는 편의성 및 배 소비촉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설날에 선물용으로 일부 출시된 소포장 배에 대한 반응이 시원찮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받는 사람이나 주는 사람 모두에게 선물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지면서 유야무야 됐다.

기대를 안고 준비했던 노력이 부메랑이 돼 이젠, 소포장을 어떻게 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떠안게 됐다.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시도가 잘못됐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30억 원 상당의 재고상자가 있는 상황에서 기대만 안고 시행하려 했던 것은 너무 낙관적으로 현실을 바라봤던 것은 아닌가 싶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넌다’는 속담처럼 무엇인가를 바꾸고 새롭게 하고자 할 때는 선의의 피해는 물론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숙고에 숙고를 거듭하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