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산업 확대경”
“원예산업 확대경”
  • 김수은
  • 승인 2020.03.1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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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편이 농산물 소비 급증
원예농협, 소비패턴 유통환경 변화 대응 사업 추진 시급

최근 1인가구와 맞벌이 가정을 중심으로 샐러드나 컵 과일 등 번거로운 손질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신선편이 채소와 과일에 대한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신선편이 농산물은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를 씻고 자르는 과정을 최소화해 소비자의 편리성을 높인 제품이다.

지난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신선편이 과일·채소 시장 변화와 대응과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신선편이 과일·채소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8089억원, 지난해 9364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으며, 올해는 1조 1369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선편이 농산물은 농업의 생산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해당 시장의 성장은 농가 소득 상승은 물론, 농식품산업의 생산 및 부가가치 증대와도 연관성이 높다. 신선편이 채소 및 과일을 이용하는 기업 및 일반 소비자들은 조리과정이 간편하고, 작업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 등에도 샐러드와 컵 과일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전국의 원예농협에서도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소비패턴 변화에 대응한 제품 개발에 관심을 두고 있다. 국내 원예농협 중 일찌감치 이러한 트렌트를 파악하고 신선편이 농산물 사업에 관심을 가져온 곳은 대관령원예농협이다. 이곳은 신선편이 농산물 공급의 관건이 되는 콜드체인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이다. 2016년에는 이동식 엽채류 예냉시스템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으며, 꾸준히 상승을 개선해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관령 원예농협 유영환 조합장은 “고랭지 배추 사업만으로는 경제사업을 발전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10여년 전 신선편이 농산물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양상추를 가공해 국내 패스트푸드점에 공급하는 것은 물론 매장을 열어 컵 샐러드를 공급하기도 했다”며 “당시에는 신선편이 농산물 수요가 지금처럼 높지 않았고 소비트렌드가 형성되지 않아 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컵 샐러드 시식회를 마련해 신선편이 사업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학교 급식 사업을 통해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원예농협들이 많은 만큼, 과일 간식 및 채소를 연중 공급하는 체계가 마련되면 신선편이 농산물 시장이 획기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신선편이 농산물 공급 및 유통 사업 추진은 미흡한 편이다. 대기업들이 발 빠르게 신선편이 농산물 및 식품 시장을 잠식하는 동안 농업회사법인이나 중소업체, 신선편이 농산물 사업을 하고자 하는 원예농협 등은 구체적인 사업 방안 및 계획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사업에 관심이 있는 채소 및 과수 농가와 원예농협은 기존의 방식을 탈피해 소포장, 판매처 다변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한다. 또한 신선편이 농산물이 일반 농산물보다 다소 높은 가격대에 판매되는 만큼 품질 향상 및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 및 중소기업, 농가와 원예농협 등 신선편이 농산물 시장에 뛰어든 모든 사업주체들이 상생과 협력, 유통구조 혁신으로 신선편이 농산물 시장이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