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남 안성원예농협 조합원
김길남 안성원예농협 조합원
  • 김수은
  • 승인 2020.03.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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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사람 중심의 농사, 과감하고 다양한 시도가 성장 비결
안성원예농협을 통한 활발한 교류와 협력 이어나갈 것
안성원협 김길남 조합원이 과수원(한마음 농원)에서 배 나무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안성원협 김길남 조합원이 과수원(한마음 농원)에서 배 나무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토양과 기후가 좋아 배 산지로 유명한 안성은 가을이면 배 나무마다 담황색의 튼실한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다. 전지 작업을 마치고 정돈된 과수원에는 한창 잔가지를 유인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농사를 지어온 안성원예농협(조합장 홍상의) 김길남 조합원(한마음농원 대표)이 운영하는 과수원의 하루는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다. 1만3,000여평의 넓은 재배면적에서 자라고 있는 수많은 배 나무들의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보기 위해서다.

안성에서 나고 자란 그는 농사를 하기 전 능숙한 불도저 운행 솜씨를 가진 기술자로 알려져 전국 건설현장을 누볐다. 경기가 좋아 일거리가 많은 시절이었지만 각박한 객지 생활은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없었다. 결혼 후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싶었던 그는 고향으로 돌아와 평생 농사를 지어온 아버지의 뒤를 이어 농사꾼의 길을 걷게 되었다.

지금은 고품질 배를 생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쌀 농사를 지었다. 오랜 세월 쌀 농사를 지어왔던 부모님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큰 어려움 없이 논을 경작할 수 있었지만 15년 전부터는 수익이 높은 새로운 작물을 재배하고 싶어 배 농사를 시작했다. 과수원 운영 초기에는 흑성병으로 한 해 농사를 망치기도 했다. 담황빛으로 여물어가야 할 배에 찍힌 까만 점들을 보며 좌절한 적도 있었지만, 배농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20여년 전 조합원으로 가입한 안성원예농협을 통해 꾸준히 영농교육도 받고 배 농사를 잘 짓는 선배들에게 조언도 구하며 새벽 3~4시부터 일어나 부지런히 과수원을 일궜다. 이러한 노력 끝에 지난 2018년에는 3억3,000만원의 성과를 얻었다. 그는 밀식재배로 많은 양의 배를 수확하기보다는 나무 간 양수분 경합 없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흑성병 등 병해충 방지를 위해 철저하게 소독작업을 한다. 또한 지베렐린을 사용해 인위적으로 빛깔과 맛을 좋게 하기보다는 자연 숙성 방식을 선호한다. 이 과정을 통해 생산된 배는 안성원예농협 APC를 통해 출하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연간 230여톤. 이중 대과는 내수 판매용으로, 소과(약 90여톤 가량)는 미국 등 해외로 수출된다.

안성원예농협의 대의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중리동 인근의 배 농가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며 농사 노하우도 나누고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의 길잡이 역할도 하고 있다.

“기존의 해왔던 방식을 고집하기보다 과감한 비용 투자로 고품질 배 재배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 성장 비결”이라며 “욕심을 내어 고수익을 창출하기보다 자연과 사람을 생각하는 농사꾼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