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꽃문화 정착 필요
일상 속 꽃문화 정착 필요
  • 김수은 기자
  • 승인 2020.03.0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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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337명(2월 28일 16:00 기준)을 돌파한 가운데 화훼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꽃 수요가 집중된 시기 졸업식과 입학식 등 각종 행사가 취소되고, 수요가 줄어들면서 꽃 가격도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매년 4월 열리는 국내 최대 화훼 행사인 고양국제꽃박람회도 연기돼 올해는 단풍이 물들고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가을에 꽃박람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코로나19가 점점 확산되면서 ‘아시아 화훼박람회개최기구연합’ 13개국 회원국은 물론 네덜란드 등 세계 각국도 행사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기 전인 2월부터 전국 지자체들은 농협과 손을 잡고 화훼 농가 돕기에 나섰고, 꽃 나눔행사와 소비촉진 캠페인도 열었다. 지난 16일, 농협은 어려움을 겪는 화훼 농가에 무이자 자금 1,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부에서는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화훼농가를 돕기 위해 오는 3월까지 꽃 270만 송이를 구매해 새롭게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과 한진 등 국내 기업들도 각 사업장과 사무실에 꽃을 비치하고 직원들에게 장미꽃 1,000송이를 나눠주는 등 화훼농가 살리기에 앞장섰다.

하지만 돌아보면, 국가적 재난이나 어려움이 닥쳤을 때 너도나도 동참하여 다함께 고통을 나누고 위기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은 화훼 농가와 꽃 소매상인들이 힘들 때마다 나타났다. 그러나 진심어린 이 손길에는 왜 어김없이 비난이 뒤따를까.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 정책과 기업들의 도움은 늘 한 박자씩 늦고, 때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이뤄져 거센 질타를 받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매번 반복되는 일처럼 기시감을 준다.

코로나19와 같은 위기는 언제나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온다. 어떤 지원 정책도, 어떤 도움의 손길도 빈틈없이 어려움에 빠진 모든 화훼업계를 구할 수는 없다. 꽃을 경조사용이 아닌 행복한 일상을 위한 것으로 인식하고, 생활 속의 꽃 문화를 정착해나가려는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이 위기는 반갑지 않은 손님처럼 또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