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류 사전적·자율적 수급조절 기능 강화
채소류 사전적·자율적 수급조절 기능 강화
  • 김수은 기자
  • 승인 2020.02.24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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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자조금단체 중심 생산자 조직화
산지공판기능 보강 유통경로 다변화
농식품부, 국회 업무현황보고

농업인 소득과 소비자 물가 안정 위한 수급 관리가 강화된다. 지난 18일 농식품부(장관 김현수)는 국회 농식품위원회 농식품 분야 업무현황보고를 통해 주요 채소류의 가격변동성 완화를 위해 수급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이례적인 작황 호조에 따른 생산량 증가로 양파와 마늘 등 주요 채소류의 수급불안이 발생함에 따른 것이다.

수급 불안이 발생한 원인은 재배면적·작황 등 관측정보에 대한 신뢰가 낮고, 기후변화 등 생산여건 변화가 적시에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와 배추, 양파 마늘 등 주요 채소류는 임의자조금에 머무는 등 생산자 조직화가 부족해 사전적·자율적 수급관리가 미흡했다. 또한, 산지에서의 가격 형성기능이 미약하고, 수확기 출하물량이 도매시장에 일시에 집중되면서 가격 등락폭이 더욱 심화됐다. 인구구조 및 식습관 변화 등으로 1인당 채소류 소비량이 감소했으며, 이에 따른 유통·소비환경 급변은 수급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됐다.

농식품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사전적, 자율적 수급조절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존 전화조사 방식에서 실측조사 체계로 전환해 관측의 정확도를 제고하고, 관측정보는 농가에 상시 공유·환류할 예정이다. 2020년 1월부터 배추·무·고추·마늘·양파 5대 채소류 표본농가(5,612호)를 대상으로 재배면적 및 생육단계별 작황, 수확기 생산량 등 실측 조사도 진행한다.

또한 전문 조사원, 생육모델 전문가, 현장 농업인을 참여시켜 정확도·신뢰도를 제고할 계획이다. 양파·마늘 의무자조금단체를 설립해 생산자를 조직화할 것이며, 설립 초기 자조금 지원 조건 완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예정이다. 설립 이후 유통협약을 체결해 수급불안 시 자율 수급조절 기능을 가동할 것이다. 즉 일정기준 이하 저품위 상품은 자율 폐기하고, 출하규격 및 시기도 조절한다.

2020년 양파·마늘 수급관리 방안은 재배면적·생육상황 실측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과잉 예상 면적 등을 사전 조절할 계획이다. 채소가격안정제(생산량의 15% 계약)를 활용해 생육단계 면적조절 및 출하정지 등을 실시할 것이다. 또한 생육상황에 따라 수매비축, 출하시기 조절 등 선제적 수급안정 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

도매시장 이외 다양한 대안 유통경로도 확보해나갈 것이다. 2020 상반기에 ICT기술을 활용해 산지(공판장, APC 등)와 소비지 유통주체(중도매인, 유통업체 등)를 직접 연결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양파와 마늘 등 주요 품목부터 전국 산지공판장(43개)·APC 등을 통한 상품공급체계를 갖추고 전국 농협 공판장 중도매인(2,200명) 등이 구매자로 참여하도록 할 것이다. 그밖에도 출하장려금(평균 0.45%) 인상, 위탁수수료(통상 거래금액의 4~7%) 인하 등 출하자 및 수요자 유인방안도 마련한다.

이와 더불어 국산 농산물 수요기반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바우처 등 국산 농식품 소비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안정적 수요처를 확보할 계획이며 저소득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국산 채소와 과일 등을 구매할 수 있는 농식품 바우처 실증연구 착수 및 도입방안도 마련한다.

지난해 5월부터 실시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단계적으로 대상 확대를 검토한다. 식품산업과의 연계 강화를 위해 원료재배 단계부터 계약생산·수매·가공하는 ‘식품원료 계열화’ 사업을 도입(2020년 10개소)할 계획이다. 소면적 재배작물 등 원료 확보가 곤란한 품목에 대해 계약재배 자금 등 융자도 지원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김현수 장관은 지난 18일 열린 국회 농식품위에서 “사전적·자율적 수급조절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농업 관측의 정확성을 높이고, 의무자조금 단체를 중심으로 생산자를 조직화하겠다”며 “도매시장의 농산물 가격 급등락을 완화할 수 있도록 산지공판 기능을 보강해 유통경로를 다변화하고,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농식품 소비 지원 프로그램도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 국산 농산물 수요처를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