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산업 확대경”
“원예산업 확대경”
  • 김수은 기자
  • 승인 2020.02.2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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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꽃도 구독하는 시대
업체와 화훼 농가 안정적 매출 확보
차별화된 서비스가 성장 원동력
꽃구독 업체에서 배송받은 꽃으로 테이블을 장식한 모습
꽃구독 업체에서 배송받은 꽃으로 테이블을 장식한 모습

매일 아침마다 신문이나 잡지, 우유를 받는 시대에서 식료품과 생활필수품은 물론 꽃도 집으로 구독하는 시대로 변모하고 있다. 매달 구독료를 내고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아쓰는 것을 ‘구독 경제’라고 하는데, 이 같은 서비스가 지난해부터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며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막걸리, 칵테일, 고가의 자동차와 명품 의류 같은 물건들도 월정액 서비스로 확대됐다. 이처럼 구독 서비스는 충성 고객을 확보해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도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마다 매번 온·오프라인을 통해 물건을 구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기구독을 하면 기존 가격보다 할인된 가격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러한 구독 서비스가 최근 침체된 화훼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소비자가 인터넷으로 꽃 구독을 신청하면 정기적으로 집이나 사무실, 가게 등으로 꽃을 보내주는 서비스가 바로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꽃 구독 서비스’다.

이 같은 꽃 구독 서비스를 화훼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졸업식이나 입학식, 경조사 등 행사용 선물로만 여겼던 소비자들의 꽃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시장에서 판매되는 꽃의 90%가 경조사용으로 쓰이고 있지만, 유럽 꽃 수요의 40% 이상은 일상에서 나온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1년에 꽃에 쓰는 돈은 평균 1만3000원에 그치지만, 일본은 11만원, 유럽은 18만원~20만원에 이른다.

지난 2014년 업계 최초로 꽃 구독 서비스를 실시한 꾸까 박춘화 대표는 “일본의 경우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고 나서 1인당 연간 꽃 소비액이 11만원까지 가는 데 10년 이상 걸렸다”며 “우리나라도 꽃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는 시기가 올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덧붙여 그는 “꽃을 커피처럼 일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다가 구독 모델을 고안했는데 자본금 1,000만원으로 시작한 사업이 4년만에 회원 3만여 명, 매출 4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고, 최근엔 국내 대기업 등 기업 서비스도 매출의 30% 이상까지 올랐다”며 “소비자들이 꽃을 일상의 여유를 위해 활용하고 싶어하고 그 수요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꾸까’를 비롯해 ‘모이’, ‘테이블플라워’ 등 꽃 구독 업체들이 농협 및 화훼농가들과 연계해 안정적인 소득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는 일상의 여유로움과 아름다움을, 화훼 농가에게는 기존의 없었던 판로를 개척하는 것은 물론 안정된 매출로 소득확보 및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속 성장을 위해선 단순히 꽃을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취향과 니즈에 맞게 상품을 다양화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볼거리, 즐길 거리가 있는 클래스, DIY 프로그램을 비롯해 쇼룸, 오프라인 매장 등을 통해 꽃이 일상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화훼농가와 함께 성장한다는 상생의 바탕 위에서 연계와 교류도 활발해져 사양사업으로 여겨졌던 화훼업계에도 희망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