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산업 확대경”
“원예산업 확대경”
  • 김수은 기자
  • 승인 2020.02.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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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에 속타는 화훼업계
영세 자영업자 · 화훼 농가 걱정 덜어주는 정책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화훼업계가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졸업식 등 2월에 예정된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며 꽃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화훼업계가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4일,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는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산지 생산부터 소비자 시장까지 단계별로 대책을 마련했다. 긴급 꽃 상품 온라인 판매, 대형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 화훼 소비 광고 및 홍보, 산지 물량 조절, 관련 지원 및 대책 마련을 요청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 우려에 정부에서도 속속 지원 방안을 내놨다. 농식품부는 지난 10일 편의점·온라인 및 홈쇼핑 판매 등을 꽃 소비 확대방안을 1차로 발표했으며, 이어 13일에는 화훼 소비 촉진과 화훼농가에 대한 자금지원을 골자로 하는 꽃 소비 확대방안을 두 번째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소속기관 및 산하기관, 농촌진흥청, 산림청 등 21개 기관이 사무실 꽃 생활화, 화훼장식, 특판행사 등으로 꽃 270만 송이를 구매하도록 했다. 또한 농협에서 상품을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꽃다발 선물 행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13일부터는 생산자단체와 함께 협력해 온라인몰 판촉전을 실시했다. 대형 온라인몰과 홈쇼핑을 통한 화훼 판매도 시작했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 광고 창과 꽃 판매 온라인몰을 연계해 꽃 선물도 활성화하고 모바일 메신저 기프트콘을 통한 꽃 판매도 적극 추진했다.

뿐만 아니라, 농식품부는 화훼농가들의 판로 확대를 위해 전국 편의점을 통해 35만개 가량의 작은 꽃다발과 공기정화 식물 판매를 추진했다. 지난 14일 발렌타인데이에는 편의점에서 캐주얼플라워 2만개를 판매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책으로 양재꽃시장과 온라인 판매를 활성화하는 플라워샵 등에서는 판매량이 늘어나기도 했다. 편의점 판매 정책으로 도매시장에서 빨간 장미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가격이 폭등하는 현상도 일어났다. 이에 일부 꽃집들은 농식품부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본 화훼업계는 ‘일회성 정책’이자 ‘전시 행정’에 불과하다며 정부의 꽃 소비 활성화 정책을 전면 거부했다. 한국소매꽃집연합회 관계자는 “국민 세금으로 꽃을 구입하는 일시적 정책보다 꽃농가와 소매꽃집을 연계하고 농식품부 산하 도매시장 구조를 개선해 국민들에게 양질의 꽃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등 실질적인 구제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덧붙여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화훼류를 마땅한 시설도 전문인력 도 없는 편의점에 유통할 것이 아니라 소매꽃집을 통해 유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우려로 정부와 지자체, 대기업과 편의점까지 소매를 걷어부치고 지원에 나섰다. 돕는 마음을 앞세워 여러 지원 방안을 마련하다보니 여기저기서 비판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항상 닥친 위기를 막는데 급급한 대책을 현장을 주위깊게 살피지 못한 상태에서 마련하다보니 벌어지는 현상이다. 화훼업계가 더 큰 수렁에 빠지기 전에, 영세 자영업자와 화훼 농가 모두의 걱정을 덜어주는 후속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