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안전성 확보, 예정지 토양 검사부터
인삼 안전성 확보, 예정지 토양 검사부터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0.01.20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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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작물처럼 발생 … 지상부 곰팡이 번성 쉬워
방제약 관주처리 지양 … 병 억제 위한 토양관리 중요

대부분 소비자들은 인삼에는 병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인삼도 작물인지라 일반 작물과 마찬가지로 병이 발생한다. 인삼은 반그늘에서 자라는 작물로 지상부, 즉 위쪽 부분에 곰팡이 등이 번성하기 쉽다. 오랜 기간 같은 장소에서 계속해서 재배하다 보니 병 발생이 잦은 것이다. 따라서 이 병해 관리를 잘해야 높은 수량을 올릴 수 있다.

병해 관리를 위해서는 인삼 밭에 농약을 사용하게 되는데, 어쩌다가 이 광경을 보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인삼이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삼의 안전성에 대해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분명 잘못된 편견이다. 인삼 잎에 병이 발생하기는 하나, 인삼 잎에는 독성이 약하고 분해가 빠른 농약을 쓰기 때문에 우리가 먹는 뿌리 부분에 농약이 남아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저독성 농약은 분해가 빠르기 때문에 인삼의 연생, 재배 기간이 증가해도 뿌리에 농약이 잘 축적되지 않는다.

예전에는 묘삼을 재배할 때 독성이 강한 농약을 살포한 경우가 간혹 있었다. 이때는 묘삼에 농약이 남아 있다가 묘삼을 본포에 이식하고 4~6년근을 수확할 때까지도 농약이 분해되지 않고 남아 있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분해가 느린 고독성 농약의 사용이 금지되어 그런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리고 농약 살포 후부터 수확 일까지 정해진 기간만 잘 지키면 성분이 분해되어 인삼의 안전성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농약 잔류 등 안전성 문제를 일으키는 것들은 대부분 토양 병해를 방제하기 위해 토양에 농약을 뿌리거나 섞어 놓았던 사례 때문이다. 인삼을 재배하기 전의 땅을 예정지라고 한다. 이 예정지에 분해가 매우 느린 유기염소계 농약(엔도설판, DDT, HCH 등)이 잔류돼 남아 있으면 인삼을 재배했을 때 이 농약이 인삼에 서서히 흡수되고 오랫동안 축적되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농가에서는 인삼을 재배하기 전 예정지 토양을 관리할 때는 반드시 분해가 어려운 난분해성 농약에 땅이 오염되어 있지 않은 지 토양검사를 통해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토양에 난분해성 유기염소계 농약들이 남아있으면 되도록 다년생 작물인 인삼을 재배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인삼뿌리에 농약 잔류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급적 토양에 약액을 주입하는 관주처리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토양에 관주처리를 하면 분해가 느리고 많은 양이 살포되어 성분이 잔류되기 쉽다. 따라서 인삼을 수확하는 해에는 되도록 농약의 토양 관주 등은 삼가는 것이 좋고 인삼에 적용되는 약제만으로 시기에 맞게 방제하는 것이 좋다.

나아가, 병해 방제는 무조건 농약에만 의존하는 것이 좋지 않다. 토양관리를 잘해 식물체를 튼튼하게 키우고 병 발생이 억제되도록 환경을 잘 관리해야 한다. 병해충을 농약으로 무조건 박멸하려 들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긴다. 재배 환경을 적절히 관리하여 병 발생을 최소화해야만 안전하고 깨끗한 인삼을 생산할 수 있고, 소비자의 신뢰도도 높일 수 있다.

인삼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소비자가 오해하고 또 잘못 알려진 여러 편견을 적극적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 아울러, 안전하고 깨끗한 인삼을 생산하고자 하는 생산자의 의지와 친환경 방제를 위한 연구자의 부단한 연구 개발 노력도 필요하다.

■이성우<농진청 원예원 인삼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