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산업 이대로는 안된다
원예산업 이대로는 안된다
  • 류창기 기자
  • 승인 2019.12.3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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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농산물 수출 농업인 조직화·전문화 미흡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물류비 조기 폐지 우려
수출기업 맞춤형·밀착형 컨설팅 필요

■농산물 수출로 돌파구를 찾자

올 11월 농림수산식품 수출은 86억8천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5% 증가했다.
국내 채소류 수출은 287만4천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5.8% 증가했으며, 과실류는 306만6천달러로 같은기간에 비해 10.9% 늘었다.
인삼의 경우에도 184만8천달러로 9.0%증가한 편이었다.
농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올 11월 기준 일본, 미국 등 주요국 수출의 경우 호조였던 반면, 홍콩 및 이슬람 등 기타 국가로의 수출은 부진한 셈이었다.
이에, 전국 45개 품목농협 중 수출 선도조직을 잘 육성하는 평택, 천안, 대구경북능금농협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평택과수농협은 ‘슈퍼오닝’이라는 시와 연계된 신고배 브랜드를 수출해오고 있으며, 올해 기준 70여 수출전문조직 농가들이 대미국 700톤을 포함, 전체 800여톤 신고배를 수출했다.
평택시는 매년 현지 교민을 대상으로 H마트와 연계해 간접적으로 지역 배 과수농업인들을 돕기 위한 해외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시는 수입과일 및 농산물 수입개방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안정적인 해외 판매망을 구축해 평택배 슈퍼오닝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수출물량을 제고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시는 2월부터 11월 초순까지 3차례에 걸쳐 미국 뉴저지, LA, 시애틀 등 미국내 한인마트인 H마트 26개 점포 전역에서 평택과수농협 주관 판촉행사를 지원했다.
천안배원예농협도 ‘하늘그린’천안배는 33년 전인 지난1986년 미국 수출을 시작으로 호주, 멕시코시장을 거처 최근까지 대만 베트남 등의 동남아 시장에 4천톤 규모로 수출되고 있다. 체코와 벨기에 등 유럽국가에 가장먼저 ‘천안배’를 수출해 한국‘배’맛을 알리며 ‘배 수출’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대구경북능금농협의 경우 올해산 사과수출을 본격화 하고 있다.
구랍 12일 대구경북능금농협은 안동농산물처리장에서 수출업체인 NH무역을 통해 13톤을 대만에 수출했다. 이번 수출물량은 1컨테이너 분량으로 사과 15kg들이 880상자에 달한다.
또한 대구경북능금농협은 이달 중순 이후부터 수출물량이 더욱 늘어날 것에 대비,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출용 파렛트 묶음을 랩에서 그물네트로 변경, 냉각 효율을 높여 신선도 유지에 나서고 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식품 수출지원제도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에서 담배, 조제식품, 자당, 커피조제품 등 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지만, 수출 가공식품의 경우 대부분이 규모가 큰 식품제조업체가 해외에서 원료를 구입해 국내에서 가공한 다음, 다시 해외시장에 수출하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국내의 일반 제조업체처럼 국내 시장만으로 수요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인 해외시장 마케팅을 실행하고 있으며, 최근의 수출성과 또한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신선농산물의 수출은 인삼류를 제외하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기본적으로 수출용 신선농산물의 경우 내수용보다 유통 및 보관 등에 제약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주된 이유는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농업인의 조직화나 전문화가 미흡하고 대부분의 수출업체들이 영세하여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수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의 신선농산물 수출의 경우 선진국 시장을 목표로 고품질, 고부가가치의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로 진행되기보다는 중국 및 동남아 국가와 같은 개도국 시장에 저가 가격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어 수출 물량이 확대되어온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이와 관련해 정기적으로는 직접 지원보다는 수출 농산물의 신규시장 개척, 공동 마케팅 추진 등의 간접 지원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가 최근 WTO협상 과정에 개도국 지위를 포기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수출 물류비지원까지 성급하게 폐지될 우려도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수출기업 맞춤형 및 밀착형 컨설팅 방식도 제안하고 있다.
류제수 가축분유기질비료협동조합 사무국장은 “베트남이면, 베트남 태국이면 태국, 미국이면, 미국에 맞는 현지 실사조사와 그나라 현지 소비자 맞춤형 농산물 수출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며 “현지 소비자들이 작은 과일을 좋아하는지, 당도 높은 과일을 선호하는지, 어떤 식감을 즐겨 찾는지 명확해야 팔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류제수 사무국장은 “지역 밀착 및 업체 밀착형 지도, 일종의 일대일 매칭 방식을 통해 해외 수출을 어려워하는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정부, aT 등 관계기관들이 단발성에 그칠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수출이 선적되고 이후까지 컨설팅을 해주는 적극 행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병석 평택과수농협 지도차장은 “수출 전문조직을 육성, 이들을 체계적으로 꾸준하게 관리해주는 방식도 필요하다”며 “기준이 상당히 까다로운 미국 편중 경향에서 미국이 아닌 베트남 등 다른 개발도상국 바이어들을 적극 유치하는 마케팅 전략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인터뷰 / 강성해 한국화훼농협 조합장
화훼 및 농산물 ‘수출드라이브’ 정책 요구돼
농가 물류보조비 확대 당부

“2020년 새해 정부 정책적으로 화훼 및 농산물에 대한 ‘수출 드라이브 정책'이 구현되기를 바랍니다.”
강성해 한국화훼농협 조합장은 신년 서면 인터뷰를 통해 “실제로 정부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2005년 1조 100억원 규모였던 국내 화훼생산액이 2017년 5,600억원 수준으로 축소되었다”며 “화훼 수출액 역시 지난 2005년 5,200만불 규모에서 지난해인 2019년에는 1,900만불 수준에 머물렀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강 조합장은 “농식품부 주도의 과감한 수출 드라이브 정책 마련이 절실한 때”라며 “한국화훼농협도 주로 선인장의 경우 미국, 장미의 경우 일본에 수출하는 수출공선회 조직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강 조합장은 “수출 농가들에 대한 물류비 지원도 어느 정도 늘어나기를 바란다”며 “작년 한해 수출 화훼인들의 단합과 상생의 의지가 빛을 발했던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강 조합장은 “화훼 분야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분야에서 맡은바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등 자기자리를 지켜냈기에 우리 화훼산업은 조금이나마 희망을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있었다”며 “작년 8월 정식 공포된 '화훼산업 발전 및 화훼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이 올해 하반기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올해 우리 화훼인들이 한마음으로 합심, 우리의 희망을 실체화할 수 있는 한해가 되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