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방의 감초’ 이용한 기억력 개선 소재 개발
‘약방의 감초’ 이용한 기억력 개선 소재 개발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9.12.0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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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인구 14%이상 고령사회 진입 치매 예방해야
국내 개발 감초 신경세포 산화적 손상 완화

감초는 오랜 세월 건강을 유지하는 데 이용해 온 한약재이자, 주요 약용작물이다. 감초가 ‘약방의 감초’란 별명을 얻은 데에는 그만큼 다양한 약리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여러 연구논문을 통해서도 밝혀지고 있다. 감초의 다양한 약리작용 중 최근 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기억력’과 관련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노인 인구가 전체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25년 노인 인구의 10%가 치매에 걸릴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사회·경제적 부담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본다. 더불어 치매 예방과 치료를 위한 식품, 의약 소재 개발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치매는 뇌가 후천적인 외상이나 질병 등에 의해 기질적으로 손상·파괴되어 전반적으로 지능, 학습, 언어 등의 인지기능과 고등정신 기능이 감퇴되는 복합적 임상 증후군이다. 발생 원인에 따라 알츠하이머성 치매, 혈관성 치매, 기타 치매로 구분한다. 이 중 알츠하이머병은 뇌에서 신경전달인자인 아세틸콜린의 합성 감소,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과 비정상적인 타우 단백질, 산화스트레스, 염증을 비롯한 많은 원인에 의해 발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감초는 단일 재료 또는 생약 복합물로써 신경세포사멸에 대한 보호 효과가 보고되었고, 동물모델을 이용한 연구로 LPS(lipopolysaccharide)를 처리해 신경염증을 유발한 생쥐의 염증 단백질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뇌유도신경인자(BDNF)를 증가시킴으로써 인지 장애를 개선하는 효과가 알려져 있다. 그밖에 신경독성이 유도된 생쥐에 감초, 머루전초, 독활전초의 혼합추출물을 8일간 투여했을 때는 기억 장애와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효소 활성 증가가 저해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는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에어로빅과 병행하여 12주간 감초 추출물을 섭취하게 한 결과, 염증인자가 줄면서 경도인지장애 진행이 서서히 감소하거나 중단됐다는 보고가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국내기관에서 개발된 감초 품종인 다감, 신원감, 원감으로부터 얻어진 추출물을 이용해 중추신경계 글루탐산 수용체 중 하나인 NMDA형 글루탐산 수용체 제어 활성을 분석했다. 추출물 1㎖당 50㎍을 처리한 결과, 신원감, 원감, 다감의 NMDA형 글루탐산 수용체 제어 활성은 각각 61.0%, 45.9%, 41.0%로 나타냈다. 또한,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한 특정 세포에서 활성산소 소거능(%)을 분석했을 때, 1㎖당 5㎍의 처리농도에서 신원감은 59.7%, 원감 48.6%, 다감 36.8%로, 1㎖당 100㎍으로 처리한 비타민 C의 33.9%보다 우수한 활성산소 저해능을 나타냈다. 총 페놀 함량에서는 신원감은 179.2, 원감 159.1, 다감은 추출물 1g당 156.7㎎의 함량을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들을 종합할 때, 개발된 감초 품종들은 신경세포의 산화적 손상을 완화하고 NMDA 수용체 제어 효과를 통해 기억력 개선, 또는 항치매 소재로 이용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감초와 그 품종을 이용한 활성 검정과 원료 표준화 등 소재화 연구, 인체적용시험 등을 통해 국산 감초가 건강기능식품 또는 의약품으로써 활용되길 기대해 본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국산 감초를 이용한 기억력 개선, 항치매 기능성 소재 개발이 속도를 내도록 연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승은<농진청 원예원 인삼특작이용팀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