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계 시설원예를 선도하는 네덜란드 ‘세계원예센터’
미래 세계 시설원예를 선도하는 네덜란드 ‘세계원예센터’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9.12.0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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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시연·교육이 독창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시설농가 방문시 특강·전시품관람 영농 도움
박권우(고려대학교 명예교수)
박권우(고려대학교 명예교수)

농어촌희망재단이 주관하는 2019년 청년창업농 육성 장학생 국외현장실습생(원예분야 15명) 을 인솔하고 9일간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방문해 최신 시설원예에 대한 지식을 제고시키는 역할을 했다. 방문을 통해 학생들은 미래의 청년 원예인으로서 발전하는데 현장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방문지 중에 우리가 배워야 할 네덜란드의 세계원예센터(World Horti Center)를 독자들에게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네덜란드 시설원예중심지인 웨스트란드에 위치한 센터는 2001년 6개 기업이 전시하는 목적으로 시작했으며 이후 기업체, 전문대학, 정부가 새로운 교육, 전시, 연구를 목적으로 2012∼15년 3년간 마스터플랜을 만들어서 2016년 건설을 착수, 2018년 3월에 완성했다.

이 시설은 그린포트원예캠퍼스(Greenport Horti Campus)의 일부로 크게 교육 및 전시실(약 3,000평), 연구동(약 2,000평)으로 구성돼있으며 내부에 3층 건물이 들어갈 수 있는 대형온실에 교육동, 중간휴식처, 전시동, 연구동 등 4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사진 1).
교육은 학생 및 방문자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엠비오 웨스트랜드(MBO Westland)학생 300여명이 2, 3, 4학년 과정 20개 과목을 수강한다. 그리고 연간 900명의 장단기 국내외의 전문가 양성교육을 하는데 시설원예시장이 큰 중국인을 위한 3개월 과정이 설치돼 있다.
교육내용으로는 학생들에게 시설에 관련된 육묘, 기후, 수분, 광, 작물보호, 시비, 수확, 포장, 육종 등과 관련된 교육과 실습을 하고 있으며 회사원을 대상으로는 원예관련 무역, 물류, 비즈니스, 엔지리어링 등을 실시한다.

세계원예센터 방문을 환영하는 태극기가 보이고 있다.
세계원예센터 방문을 환영하는 태극기가 보이고 있다.

전시실은 100여개 업체(자국 약 90%, 외국 약 10%)가 현재 개발한 품종, 원예용품, 시설관련 모든 기자재, 시스템, 로봇, 생물학적 방제나 비료 등을 작은 면적을 빌려서 전시한다. 방문자가 관심이 있으면 당일에 상담이 끝나는데 모든 전시업체가 반경 10km 내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네덜란드인의 발 빠른 영업성을 인지할 수가 있었다.
연구동은 70명의 연구자가 연구하고 있으며 자체 또는 위탁연구를 한다. 유리온실이 38개 작은 구역으로 나뉘어있다. 원하면 회사가 센터에서 빌려서 장단기 연구를 할 수가 있어서 연구동이 없는 업체에서는 아주 편리하다.

식물관리는 연구하는 회사 사람이 상주하거나 가끔 방문하는데 관수, 온도조절, 환기 등이 모두 자동화돼서 편리하다고 했다.
세계원예센터는 시설원예의 글로벌 지식 및 혁신 센터로서 연구, 개선, 시연 및 교육이 독창적으로 이루어지는 기관으로 방문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팀마다 2시간 가능하다. 연간 방문자는 약 25,000명이라고 하며 한국의 시설농가들이 방문하면 환경제어 관련 특강과 함께 전시품 등을 볼 수가 있어 영농에 도움이 되리라 본다.
센터에서 견학한 인상적인 2가지 부문을 소개한다. 네덜란드도 한국처럼 시설원예 재배, 수확, 포장 등에 외국인을 주로 고용하는데 폴란드, 유고 등 동유럽인들이라고 한다.
매년 인건비가 올라서 로봇을 이용한 수확이 경제성이 확보되는 수준에 달해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진 프리바회사의 수확 로봇을 전시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시연을 할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기후대별 환경조성 가능 3중 온실
기후대별 환경조성 가능 3중 온실

유럽은 노지 양배추, 상추, 리크(대파 일종), 양파, 당근의 파종, 제초, 시비가 거의 기계화돼 있으나 시설 내 과채류는 전적으로 사람 손으로 수확한다. 따라서 최근 과채류 분야의 기계 수확 로봇트는 연구비용 절감을 위해 여러 단체가 공동으로 연구한다고 했다.
다음은 프리바 등 4개 회사가 중동기후를 시뮬레이션해 만든 3중 온실에서 식물재배였다. 주어진 공간에 시설을 구축하고 그 속에 재차 2개 시설을 설치한 구조이다(사진 2).
가장 안쪽 온실은 중동지역 기후조건 하에서 관비시스템으로 암면이나 포트에서 작물을 재배한다. 중간 온실은 인공광, 온도, 습도, 광풍 등 중동의 조건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런 구조를 통해 네델란드 업체가 진출하고자 하는 지역과 동일한 인공조건을 만들어 식물을 재배하는 방법을 구현하는 것으로 중간 온실의 환경을 극지나 열대지역 어느 환경으로도 조성해 작물재배 연구를 할 수가 있다고 한다. 설명자는 이 온실은 세계에서 유일한 시설이라 자랑을 했다. 우리는 낮에는 온도가 50도가 넘는 중동의 사막에 가서 현장 시험재배를 하면서 많은 인건비와 노력을 소모하지만 이처럼 현장에 가지 않고 시스템을 이용한 연구는 효율성이 있다고 본다.

이외 견학 동안 많은 연구 시설 견학을 했는데 네덜란드는 기존의 조직과 명칭에서 최첨단 연구를 조직적으로 상호 협력하면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인은 모든 생산 기술을 공유하지 않고 독자적인 연구를 하며 이론만 앞서는 점을 지적하는 현지 안내인이 있어서 학생들 앞에서 수치스러웠다.
우리는 ‘시설원예연구소’를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가 없는 ‘디지탈농업연구소’로, 연구원은 동일한데 이름만 바꾸어서 만드는 한탕주의 공무원들이 진흥청 본청에 있는 한 한국의 시설원예 발전은 까마득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진흥청을 없애고 산하기관만 두자는 의견이 정권이 바뀌면 지난번처럼 다시 대두되리라 본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선진국처럼 함안의 ‘시설원예연구소’를 그대로 두고 시설자제회사들의 제품전시장, 소규모 시설업체들의 연구시설 제공, 전국의 나이 많은 농업인들의 스마트팜 교육장, 기숙사를 만들어 전국 원예학과 학생들의 1학기 현장 실습장으로 제공, 공기부양식 온실 내에 시뮬레이션 온실을 구축하고 재배시험 등을 하면서 시설농가, 기업가, 학생들의 애로사항 해결의 길로 전환한다면 한국의 시설원예 미래는 보다 발전하리라고 본다.

내실이 있는 첨단기술연구가 명칭보다 우선해야 시설원예 선진국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