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 유인트랩 이용한 해충 예찰과 방제기술
광 유인트랩 이용한 해충 예찰과 방제기술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9.11.25 12: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중무휴 농장가동 … 해충유입시 속수무책
발생시기·발생량·피해량 미리 예측해 대책 세워야

시설 온실의 발전은 연중 계절과 기온에 상관없이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를 우리의 식탁 위에 제공해 주었다. 시설 내 작물에게 최적화 된 적당한 온도와 환경은 식물뿐 아니라, 작물을 침해하는 해충에게도 최적화된 장소이다.

시설 내부는 연중무휴로 작물이 재배되기 때문에 문제 해충이 시설 내에 유입되면 이를 없애기가 매우 힘들다. 이러한 해충은 식물체를 직접 갉아먹거나 즙을 빨아 상품성을 저하시키고 일부는 바이러스를 옮기는 등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준다.

해충들은 작물뿐 아니라 시설 천장이나 구조물, 배드의 배지 안까지 숨어서 겨울을 나기 때문에 작물 재배 초기부터 개체 수 억제를 위한 예찰과 꼼꼼한 방제가 필수적이다.

해충 방제 방법으로는 살충제를 살포하는 화학적 방제가 가장 일반적이다. 살충제 종류로는 소화중독제, 접촉제, 훈증제, 작물에 약제가 스며들어 가해 해충을 방제하는 침투성 살충제, 유인살충제 등이 있다. 살충제는 효과가 직접적이고 빠르지만, 같은 약제를 계속 사용할 경우, 내성이 생겨 해충이 잘 죽지 않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약제 저항성이 발달된 해충은 약제가 살포된 곳을 기피하는 식별능력이 생기거나, 살충제의 체내 침투를 막기 위한 형태적 변화가 일어나기도 하고, 살충제의 대사와 배설작용 촉진 등 생리적 변화를 일으켜 약제를 견뎌낸다.

따라서, 효과적인 해충 방제를 위해서는 발생 시기, 발생량을 파악하고 피해량 등을 미리 예측해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즉, 예찰을 통해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밀도 이하로 해충 수를 관리해야 한다. 발생량을 예찰하는 방법에는 직접 육안조사를 하거나 끈끈이 트랩, 광이나 호르몬을 이용한 유인트랩을 활용한 방법이 있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황색 끈끈이 트랩은 격자형으로 분할된 칸이 있어 농업인이 보다 손쉽고 빠르게 해충 밀도를 추정할 수 있다. 최근 담배 가루이를 매개로 한 토마토황화잎말림바이러스(TYLCV)가 만연해 농가의 피해가 크다.

이를 예찰하고 방제할 수 있는 광 유인트랩은 특정한 파장을 이용한 매우 효율적인 방제 체계로, 온실가루이나 담배가루이가 선호하는 490~520nm의 특정파장을 이용해 해충을 죽인다. 또한 낮에는 숨어 있다가 일몰 후부터 밤 10시까지 교미, 산란, 가해활동 등을 하는 가루이류의 생활사를 이용해 밤에 황색 광으로 해충을 유인한다. 가루이류는 이동 반경이 2m 내외이고 시력이 좋지 않아 시야확보도 약 5m 내외이므로 유인트랩을 10m 간격으로 배치하는 것이 좋다. 실제 농가에서 현장실증을 하였을 때, 작물 정식 초기부터 설치한 농가는 주변농가보다 바이러스 피해가 적었으며, 화학적 방제횟수가 예년에 비해 현저하게 줄여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미 가루이가 온실에 발생된 상태에서는 광 유인트랩을 설치했을 때 죽는 개체수가 상당했음에도, 화학적 방제처럼 즉각적인 효과를 주기에는 힘들었다. 따라서 광 유인트랩의 효과적 활용을 위해서는 정식 전부터 트랩을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먹거리, 친환경 재배 농산물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화학적 방제를 대체할 방제체계를 갖추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었다.

광 유인트랩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화학적 방제만큼의 즉각적인 효과를 보이지 않으며, 유지비가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예찰과 방제 효과가 높기 때문에, 이를 찾는 농업인이 늘어난다면 기술도 대중화되어 농가에서 보다 쉽게 트랩을 이용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혜진<농진청 원예원 기술지원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