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성출하시기 생산비도 안나와”
올해로 32년째 오이농사를 짓고 있는 남원원예농협의 김용범 이사는 요즘 수확을 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우스 재배면적 6,600㎡(2,000평)에서 가시오이를 생산하고 있는 김 이사는 남원원예농협(조합장 이정기)으로 전량 출하하고 있다. 1년에 3번 정식을 하고 있는 김 이사는 시기마다 품종을 달리하고 있다.
1월말에는 ‘낙동’품종, 6월10일경에는 ‘중복’품종, 8월20일경에는 ‘낙원’품종을 재배하는 등 추위와 고온에 강한 품종을 각각 선택하고 있다.
김 이사는 처음에는 취청오이로 재배를 시작했으나 20년 전부터 가시오이로 전환했다. 가시오이는 비록 평균적으로 타 오이보다 가격은 조금 낮지만 수확량이 많으면서 바이러스병 등 모든 병에 강한 특징이 있으며 재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가시오이는 요즘 가정집보다 회집의 밑반찬으로 많이 공급되고 있다.
농협중앙회로부터 새농민상을 수상한 김 이사는 오이를 재배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연중 가격편차가 큰 것을 들었다.
그는 “지금은 날씨가 춥고 나무도 노화돼서 출하량이 적어 시세가 괜찮지만 여름 성출하시기에는 오이가 성장을 잘해 10kg 박스당 5,000∼6,000원도 안나온다”며 “출하량이 너무 많으니 15kg당 3,000∼4,000원에 순창지역으로 공급돼 짱아치로도 만들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성출하시기에는 출하량이 많으므로 인력도 많이 필요로 하나 가격은 너무 낮아 생산비도 안나온다”며 “소비량을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오이 적정 재배면적을 만드는 등 과잉생산이 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견학을 3∼4회 갔다 왔지만 일본은 품목별로 적정 재배면적을 설정해 이를 초과하면 다른 품목으로 유도하는 시스템이 있다”며 “우리도 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생산에 대한 지원은 자제하고 오이가 꾸준히 소비될 수 있도록 홍보판촉을 강화하는 등 유통에 대한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재배면적 중 절반은 토경, 절반은 수경재배를 하고 있는 김 이사는 조합별로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가 설치되는 등 APC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남원원예농협 APC는 남원지역에서 먼저 생겨 가장 잘 운영되고 있으나 이후 조합마다 APC가 신설돼 서로 경쟁을 하고 있으며 가동률도 낮아 보기에 안좋다”면서 “정부차원의 규제가 필요하고 잘하는 조합을 중심으로 규모화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김 이사는 “로컬푸드직매장도 마찬가지로 잘 하는 조합을 중심으로 규모화를 해야 하는데 농협중앙회는 1조합 1로컬푸드 정책으로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무엇이든지 잘 되는 조합을 중심으로 집중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