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채소 연작지 토양염류관리 체계화 필요
시설채소 연작지 토양염류관리 체계화 필요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9.11.11 1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설재배지 토양염류관리 매뉴얼화 절실
가축분 퇴비 과다투입원인 … 피해 조기파악 어려워

채소를 시설에서 재배하면 노지에서 재배할 때보다 생산성이 3배 이상 높다. 생산 기간과 온도 등 생산 환경에 대한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작(이어짓기)과 장기 재배로 토양에 염류가 축적되는 문제가 생기는데 이는 작물 생육을 저해하는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리나라 시설채소 연작지에서 염류가 집적되는 주요한 원인은 가축분 퇴비를 과다하게 투입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농경지의 양분 수지는 OECD 국가 중에서도 높다고 알려진 네덜란드와 일본에 비해서도 질소 기준 1헥타르당 100kg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무기질비료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감소되어 왔지만 가축분 퇴비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되었기 때문이다. 염류장해에 의한 생육 저하는 토양의 양․수분 관리에 기인한 것으로 피해 증상이 부분적으로 시작되는 병해충 피해와는 그 양상이 다르다.

다시 말해 같은 시설 내에서 재배되는 작물이 같은 영향을 받고 전체적으로 서서히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생육 저하가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조기에 인지하기 힘든 것이다. 

시설채소 재배지의 토양 염류 피해 경감 방법에 대한 연구는 지난 30여 년간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상당히 의미 있는 연구 결과들이 도출되었다. 그중에서도 볏짚 등의 저염성 유기물을 뿌리는 방법, 겉흙과 속흙을 바꿔주는 심토 반전, 담수 처리, 옥수수 등의 흡비 작물을 재배하는 방법, 일시 과다 관수 처리, 암거관 설치와 관수 처리 등이 대표적인 방법들이다. 토양의 유기물 함량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도 염류 완충 효과를 높여서 생육 저하 위험을 줄이는 중요한 방법이다. 토양의 유기물을 증가시키는 위해서는 유기물자원을 토양에 처리해야 하는데 유기물자원은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가축분 퇴비의 경우 천천히 분해되기 때문에 염류에 대한 영향이 서서히 누적되어 나타난다. 이런 이유로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염류 집적의 큰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재배토양의 염농도를 조사하여 염농도가 높지 않은 토양에서는 토양 유기물을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가축분 퇴비를 토양에 처리하는 것을 권장할 수 있다 하지만 토양의 염농도가 높거나 pH가 7이상으로 높은 토양은 볏짚 등 다른 유기물자원을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시설채소는 작물과 품종에 따라 내염성에 차이가 있기 있어서 딸기는 전기전도도(EC, ds/m) 기준으로 1.3 이상, 토마토는 2.5~4 에서 생육저하가 시작된다고 보고되어 있다(FAO). 따라서 시설채소 작목별로 염류관리 방법이 달리해야 한다.

현재의 토양염류농도를 기준으로 작목마다 다른 객관적인 관리 목표(토양EC 등)를 제시하고 각각의 토양 염농도에서 투입할 수 있는 유기물 자원의 종류와 투입방법, 관수 방법 등을 체계화하여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술들이 개별적으로 투입되었을 때 또는 2가지 이상의 기술을 복합적으로 투입되었을 때 어느 정도의 토양 염류관리 효과가 있는지, 토양 염농도 변화와 작물의 생산성 변화 정도를 함께 정량화 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들을 체계화, 정량화, 패키지화하고 작목 맞춤형으로 정리하여 시설채소 재배지에서 생산자가 토양염류관리를 쉽게 실행할 수 있도록 매뉴얼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평호<농진청 원예원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