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농협 1로컬푸드 추진 ‘공멸우려’
1농협 1로컬푸드 추진 ‘공멸우려’
  • 조형익 기자
  • 승인 2019.11.0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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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간 과당 경쟁 우려 …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
“광역화 이점 있는 전문농협 중심돼야”
농협, 기존 공간 활용 및 컨설팅 통해 우려부분 해소

농협이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 확대가 농협간 과당 경쟁을 초래해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는 물론 공멸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농협은 지난 5월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농업인 행복꿈틀! 로컬푸드 확대추진 결의대회’ 에서 로컬푸드 확대를 강력히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소량 다품목을 주로 생산하는 영세·중소농업인의 판로 확대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 안전먹거리 공급, 지역경제를 활성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로컬푸드 직매장을 2020년 600개로 2022년 까지 총 1,100개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로컬푸드 직매장은 111곳으로 이 가운데 농협이 89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확대 방안을 보면, 농축협 마트 운영 및 지역여건에 따라 나누어 추진하되, 지자체, 도시­농촌농협, 경제­금융 사업을 연계해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예컨대 지자체의 경우, 예산 분담 및 농가레스토랑 등 복합 운영하고 도시­·농촌농협은 도시 매장에서 농촌 농산물 판매하는 방식이다. 또한 경제­금융사업 협력모델은 농협은행 내 로컬푸드 코너를 운영한다는 것.

첫 모델로 지난 6월 농협중앙회 본사에 있는 농협하나로마트 서대문점에서 로컬푸드 직매장이, 지난 10월에는 대도시 직매장 전국 1호점으로 경남지역본부내에 ‘대도시 로컬푸드 직매장 경남통합센터’가 개장했다. 지역농협도 속속 직매장을 개장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로컬푸드 직매장을 운영 중인 지역 농협 관계자는 “영세·중소농업인의 판로 확대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라는 목적에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면서도 “중앙회가 추진 중인 1농협 1로컬푸드는 인구가 적은 중소도시에 과당 경쟁을 유발하고, 출하주의 포장재 구매비 증가에 따른 부담 증가 우려가 있는 등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우려는 최근 마무리된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은 “로컬푸드 비중 및 직매장의 양적 확대도 필요하지만 매장들을 대상으로 한 경영컨설팅 등 질적 개선을 통해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농가의 소득증대와 지역 농산물의 판로확대를 위해 설치한 로컬푸드직매장이 ‘앞으로는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복수의 품목농협 관계자는 “올해와 같이 거의 대부분의 농산물 가격이 하락한 상태에서 판매처가 확대되면 농가의 소득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같다”면서도 “상권이 겹치는 중소도시에 로컬푸드 직매장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과당경쟁으로 인해 공멸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하고 광역화에 이점 있는 전문 품목농협이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모든 농협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며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임에도 불구하고 도매시장이나 물류센터 등을 경유해 다시 오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농가소득을 제고하기 위해 추진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로마트 등 기존 공간을 활용해 운영하기 때문에 과당경쟁의 우려는 크지 않고, 향후 컨설팅과 관리 감독 강화를 통해 우려되는 문제를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