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을 세계인의 식탁에 올려보자
깻잎을 세계인의 식탁에 올려보자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9.10.2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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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리 깻잎 향·색깔 다른 국가와 차별화 돼
교민 뿐만아니라 현지인 공략 적극적 노력 필요

우리나라의 신선 농산물 수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파프리카, 딸기, 배추, 토마토 등의 채소는 연간 1천만 달러 이상 수출되며, 최근 선도유지 기술이 향상되면서 수출 채소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신선도 문제로 수출이 어려웠던 상추와 깻잎 같은 쌈채소, 풋고추와 애호박 같은 품목도 수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농산물의 수출 증가는 교민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의 소비 증가가 한 몫을 하고 있다.

특히, 깻잎은 우리나라 이외에 일본, 태국, 베트남 등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깻잎은 향과 색깔이 다른 국가와 차별화되어 교민들은 국내에서 생산한 깻잎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깻잎 먹는 것을 모르거나 먹어본 경험이 부족하여 낯선 식품으로 여긴다. 물론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늘고, 한국식 바비큐 식문화가 해외에 알려지면서 외국인 중에서도 깻잎에 고기를 싸서 먹는 것을 시도하고, 또 몇 차례 먹어보고는 계속해서 즐기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깻잎이 낯선 외국인들에게 깻잎 섭취 방법을 알려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베트남 쌀국수에 들어가는 향신료 채소인 ‘고수(coriander)’를 생각해보자. 고수를 처음 접했을 때 특이한 향으로 인해 꺼려했던 사람 중 상당수가 이제는 그 맛에 익숙해져 고수를 즐기고 있다. 한국 깻잎의 특이한 향과 식감을 모든 세계인이 좋아할 수는 없지만, 고수 마니아가 생긴 것처럼 외국인 가운데 깻잎 마니아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따라서 깻잎 수출을 오직 교민만을 대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인의 식탁에 오를 수 있게 현지인을 공략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깻잎을 해외에서는 ‘페릴라 리프(perilla leaf)’, ‘세사미 리프(sesame leaf)’라고 하지만, ‘깻잎(kkaennip)’이라고 우리가 부르는 그대로 표기하는 곳이 많다. 즉, 깻잎은 한국에서의 이름 그대로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품목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단순한 홍보를 넘어 깻잎을 한국을 연상하는 대표 농산물로 상품화할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깻잎 소비를 보다 확대할 수 있도록 깻잎의 향기, 색, 잎의 두께 등을 구분하여 수출국 기호에 적합하도록 하고, 신선한 품질의 깻잎이 수출되도록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깻잎은 수출 후 쉽게 물러지거나 해충 피해 또는 저온장해가 발생하여 상품성이 크게 나빠지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짧은 선도유지 기간 때문에 항공으로 수출하다 보니 가격이 높아 현지인 소비를 늘리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깻잎 수출용 선도유지 기술이 개선되어 클레임이 감소되고, 싱가포르에는 수송 비용이 절감되는 선박수출도 하고 있어 인도계 등 현지인 소비가 점차 늘고 있다.

우리는 언제든지 먹을 수 있지만, 해외에서 깻잎은 교민들이 매우 기다리는 농산물이며, 특히 한국 깻잎은 유망한 수출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의 선진화된 수확후관리 기술은 깻잎을 동남아에 항공이 아닌 선박으로 수출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앞으로는 해외에서 깻잎 하면 한국을 떠올릴 수 있도록, 특히 품질로서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수출용 생산 체계를 갖추어 나가야겠다. 종종 발생하는 클레임 문제를 해결하고 수출에 적합한 선도유지 기술을 적용해 깻잎 소비 방법을 적극 알린다면 머지않아 한국 깻잎의 세계화로 국내 깻잎 산업과 우리 농업도 더욱 활기를 띨 것이다.

■김지강<농진청 원예원 저장유통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