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이 죄인되는 세상 멈춰야
농업인이 죄인되는 세상 멈춰야
  • 조형익 기자
  • 승인 2019.08.02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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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가치 소비'를 주제로 하는 친환경유기농무역박람회가 지난 1일 열렸다.

18번째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공공기관 등 국내외 150여 기업·기관·단체가 참가해 유기 농축산물, 가공식품과 생활용품을 전시·판매 했다. 뿐만 아니라 유기농식품기업이 함께해 10개국에서 온 30개 해외 기업과 1:1 수출상담을 통해 신규 해외시장 개척 가능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국내외 유기농식품에 대한 시장정보 제공과 해외 수출기반을 조성해 나간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가 친환경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가 소통하고, 우수한 상품을 발굴해 국내외 신시장으로 진출하는 교두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행사 뒷전에서는 유기농업을 하는 농민부부가 목숨을 끊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감자, 비트, 마늘, 양파 등 다양한 농산물을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부부였으나 판로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서 빚이 늘었다고 한다.

‘가치를 담은 농산물’을 아무리 잘 생산해도 팔 때가 없으니 빚만 늘어나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유기농업인은 “유기농업을 하는 것이 죄인이 된 심정”이라며 “나아가 올해 생산된 거의 모든 농산물 즉, 유기농이든 일반 농산물이든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것을 보노라면 ‘농업정책’이 있기는 하는 것이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다양한 농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농산물 가격하락 등이 반복되면서 농정에 만족해하는 농업인이 별로 없는 것이다.

불귀의 객이 돼버린 농민부부의 일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다시 농업을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아무리 오랫동안 농업을 생업으로 해와도 앞날이 불투명한 농업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득안전망과 생산비가 보장되는 농정이 선행돼야 한다. 농가의 살림살이가 나아지면 ‘농정이 있기는 하냐’는 볼멘소리도 없어지고 정책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위기상황을 농정당국이 정확하게 다시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