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해충 극성 당국 대응 과거 답습
병해충 극성 당국 대응 과거 답습
  • 조형익 기자
  • 승인 2019.07.2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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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화상병에 이어 채소류 바이러스까지 발생
지역별·작물별 상세 정보 절실…농진청, SNS로 실시간 정보제공

최근 과수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화상병을 비롯해 채소류의 바이러스병까지 발생하고 있지만 관련 당국의 대응이 과거를 답습하고 있어 농가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과수화상병의 경우 지난 11일 현재 102.8ha에서 발생해 153농가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 안성 6.6ha 11농가 · 연천 0.5ha 1농가, 충북 제천 41.3ha (53농가) · 충주 41.9ha 59농가·음성 2.3ha 7농가, 충남 천안 2.3ha 6농가가 피해를 입었다. 이 가운데 132농가 85.3ha에 대해 방제가 마무리 됐다. 감염된 농가는 매몰 작업이 진행 중이다. 또한 강원 원주에선 이달 11일과 15일에 잇달아 확진농가가 발생해 농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2월 감사원이 내놓은 '외래병해충 검역관리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56개 시·군 중 40개 시·군(25.6%)의 경우 사과, 배 재배 농가에 대한 과수화상병 약제 방제 실적이 전무했다. 특히 사과·배 재배 규모가 큰 경북도에서는 농가의 71.6%가 방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인 바 있었다.

화상병은 '과수화상병 예찰·방제사업지침'에 의거해 발생했던 지역은 연 3회, 미발생지역은 연 1회 예방 약제 살포 작업을 해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화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최근 3년간 피해규모를 살펴보면 2016년 17농가·15.1ha(4만5700여평)에서 2017년 33농가·22.7ha(6만8700여평), 2018년 67농가·48.2ha(14만6000여평)로 지속적인 확대되고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4년 6개월간 129ha(39만여평) 규모의 과수원이 폐원됐다. 특히 올해의 경우 지난해보다 피해면적이 2.3배에 달해, 화상병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인근 농가및 타시도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또한 이른 고온으로 인해 총채벌레 및 노린재류도 기승을 부리면서 고추농가 및 시설원예농가의 피해가 줄지 않고 있다. 총채벌레는 고추 바이러스병을 옮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밀도가 예년보다 높아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병해충이 기상과 연관이 높은 것을 보여주는 작물별 병든주율을 살펴봐도 고추바이러스병의 경우 이달 1일 기준 0.69로 평년 0.32보다 높은 편이다. 노린재류 역시 기피제 외엔 뚜렷한 방제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농산물의 상품성을 떨어뜨리며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추 재배농가는 “농진청에서 병해충 정보를 지자체 등에 전파하고 있지만 실제 농가에 올 때까지 늦는 경우가 많다”며 “핸드폰 문자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제를 위한 약제도 과거에 소개됐던 약제를 그대로 소개를 하는 점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종병해충에 대한 동정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도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병해충이 발생하면 지역 농업기술센터에서 1차 파악 후, 안될 경우 도농업기술원에서 확인한다. 이후 도농업기술원에서 파악이 안될 경우 농진청 등으로 보고가 올라가지만 이러는 사이에 병해충은 확산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이에 대해 품목농협 관계자는 “병해충 예찰 정보시스템을 통해 발생 정보를 볼 수 있지만 지역별, 작물별 등에 대한 상세 정보가 부족한 편”이라며 “기상정정보와 함께 병해충에 대한 수 십 년간 축적된 정보를 활용하는 선진국처럼 국내도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넓은 지역에서 단일작물 중심으로 농작물이 재배되기 때문에 정보수집과 분석이 용이하지만 국내는 작물이 다양하고 협소해 어려운 점이 있다”며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을 통해 40여종의 병해충 예측 모형에 대해 정보 제공 하는 등 예측율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시스템을 통해 제공하는 배 흑성병이나 고추탄저병의 경우, 이전보다 앞선 정보를 제공하고 침투이행성이 높은 약제로 방제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