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 인식 대전환 필요
농정 인식 대전환 필요
  • 조형익 기자
  • 승인 2019.07.1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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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충북 충주, 제천 등에서 화상병이 창궐해 과수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남부지방에선 열대거세미나방이 충북 단양에선 나방이 불청객으로 찾아와 공포심과 함께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한국농업은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일 정도로 돌고 돌아 또 그 자리에 머무르고 있다”고 질타하고 있다. 국회 농해수위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은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양파·마늘 등의 가격폭락,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의 가축전염병의 위협, 과거와 다른 기후변화 여건이 한국농업을 총체적 위기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올 초부터 채소류 가격이 폭락하면서 취했던 수급안정 대책은 양파와 마늘 가격 하락하면서 관련 대책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그러니 ‘한국농업은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인 것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자조적인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과거 우리농업은 배고픔을 이겨내기 위해 몸부림을 치던 시대가 있었다. 국민적 역량을 모아 그 시절을 돌파해 왔다. 그럼에도 우리농업이 새로운 농업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정책이나 인식이 과거에 머물러 ‘돌고 있기’때문은 아닐까.

농가의 골치를 썩게하는 병해충 문제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병해충의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농촌진흥청 등 관계기관은 그동안 제도는 물론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역량을 키워 왔다. 하지만 농진청이 제공하는 병해충 발생정보를 보면 최근의 정보나 몇 년 전의 정보나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정보제공 자료에서 제공일자를 지우고 나면 매년 엇비슷하다.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인 것’이 반복되는 것이다.

농정을 추진하는 공무원의 무능이나 무관심 때문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 또한 농가소득 제고가 구두선처럼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선 제도 이전에 보다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그것이 토대가 되어야 근본적 점검과 대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데 진통이 없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겪어야 하는 진통 때문에 나아가지 못한다면 더 안될 일이다.